한국서 인생 역전, 동료들도 감동시킨 와이스 부부 진심…이래서 '코리안 드림' 이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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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라이언 와이스 부부. /헤일리 브룩 SNS
![[사진]OSEN DB.](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5/02/14/202502130036776538_67ae09ccd157d.jpg)
[사진]OSEN DB.
[OSEN=이상학 기자] “그런 크리스마스는 처음 보냈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투수 이상규(29)는 지난해 12월 중순 미국으로 개인 훈련을 떠났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 위치한 야구 전문 트레이닝 센터 ‘트레드 애슬레틱스’를 찾아 한 달 일정으로 운동했다. 투수로서 한 단계 발전하고 싶은 마음에 큰돈을 들여서 자기 투자를 했다. 이곳에서 자신의 팔 스윙에 맞는 스위퍼, 체인지업 활용법을 배웠다.
야구 외적으로도 얻은 게 많았다. 특히 한화와 재계약한 외국인 투수 라이언 와이스(29)와 함께 보낸 크리스마스 연휴는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았다. 훈련 장소가 와이스의 ‘옆동네’라고 해서 그의 집에 초대 받았고, 3시간 운전해서 찾아간 그곳에서 와이스 부부 가족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함께 지냈다.
이상규는 “크리스마스에 혼자 지낸다고 하니 와이스가 집에 나를 초대했다. 와인 한 병을 선물로 준비해서 갔는데 와이스와 아내 가족들이 너무 크게 환대해줬다. 그래서 나도 뭔가 해주고 싶었고, 한식 얘기가 나와 요리를 했다”며 웃은 뒤 “그런 크리스마스는 처음 보냈다. 야구뿐만 아니라 미국 문화, 가족애를 배울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떠올렸다.
이상규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한 와이스는 지난해 6월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한국에 왔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전무하고, 미국 독립리그에서 뛰던 선수라 기대치는 낮았다. 6주 임시직으로 짧게 스쳐갈 인연일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빠르게 적응하며 이닝 소화력을 보여줬고, 6주 뒤 잔여 시즌 연장 계약으로 정규직 전환에 성공했다.
![[OSEN=박준형 기자] 한화 라이언 와이스. 2024.09.27 / soul1014@osen.co.kr](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5/02/14/202502130036776538_67ae09cdaca39.jpg)
[OSEN=박준형 기자] 한화 라이언 와이스. 2024.09.27 / [email protected]
8월에는 최고 시속 155km 강속구와 예리한 스위퍼로 1선발급 투구를 펼치며 한화의 5강 희망 불씨를 지폈다. 시즌 최종 성적은 16경기(91⅔이닝) 5승5패 평균자책 3.73 탈삼진 98개. 11번의 퀄리티 스타트로 안정감을 높이 평가받아 한화와 재계약까지 했다. 최대 95만 달러(보장 75만 달러)로 지난해 받은 36만 달러보다 연봉도 두 배 넘게 인상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인생 역전이다.
그만큼 한국에 진심이라 가능한 일이었다. 와이스뿐만 아니라 그의 아내 헤일리 브룩도 한국에 푹 빠졌다. 남편을 따라 한국에 온 뒤 SNS에 애정 어린 한국 야구 관찰기와 한국어 공부로 화제가 됐다. 재계약 다음날 헤일리는 한국어로 감사 인사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와이스 부부 모두 ‘코리안드림’ 의지가 대단했고, 풀타임을 맞이할 올 시즌에 대한 기대도 크다.
새 시즌 와이스의 성공 키워드 중 하나는 포크볼이다. 커브, 스위퍼 등 우타자를 상대할 무기는 충분히 있지만 좌타자를 유인할 수 있는 공이 필요했다. 와이스는 “비시즌에 포크볼 연습을 많이 했고, 이제는 익숙해져서 던지는 데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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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라이언 와이스. /한화 이글스 제공
와이스는 지난해 막판부터 포크볼을 구사하며 어느 정도 재미를 봤는데 문동주(22)를 보고 영감을 얻은 것이었다. 당시 와이스는 “문동주가 포크볼을 던진 뒤 좋은 성적을 내기 시작했다. 나도 체인지업이 잘 먹히지 않아 다른 공이 필요했는데 문동주를 보고 포크볼을 연습했다. 그와 캐치볼을 하면서 포크볼 던지는 방법을 배웠다”며 공을 돌렸다. 22세 어린 투수에게 배움을 구할 만큼 와이스는 성공을 향한 의지와 존중심이 컸다.
문동주도 “다른 선수에게 구종을 물어보고 배울 때는 진짜 존경하고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들어야 한다. 와이스가 내게 포크볼을 물어봐줘 정말 고마웠다. 사실 나도 포크볼을 던진 경험이 많지 않지만 어떤 느낌으로 던지는지 알려줬다. 가르쳐준 게 아니라 서로 대화를 한 것이다”며 “와이스가 너무 좋게 받아들여줘 나도 기분이 좋았다. 같이 지낸 세월이 얼마 되진 않지만 가족 같은 느낌이 든다. 늘 옆에서 힘이 되어주는 선수”라고 고마워했다.
동료들도 감동한 와이스의 진심은 한화팬들에게도 향한다. 그는 “올해 대전 새 야구장에서 첫 시즌이라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한화팬들은 야구장 환경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많이 찾아와 응원을 보내주는 분들이다. 열정적인 한화 팬들이 신구장의 좋고 편안한 좌석에서 야구를 즐길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우리가 포스트시즌에 나간 것도 2018년으로 7년 전이다. 오래 기다린 팬들을 위해서라도 가을야구에 나가야 한다”고 책임감을 드러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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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라이언 와이스. /한화 이글스 제공
이상학([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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