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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사랑 고백 '자허 토르테' vs 투박한 돌직구 '토르타 카프레제' [쿠킹]

디저트는 단순한 먹거리가 아닙니다. 특유의 달콤함, 부드러움은 때론 휴식을, 때론 위로를 건네니까요. 휴식과 위로가 필요한 분들을 위해, 쿠킹은 안미연 무무 인 서울 오너 파티시에의 디저트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디저트에 얽힌 이야기부터 레시피까지, 마음까지 풍성해지는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① 토르테(Die Torte)
특별한 케이크를 찾는다면 초콜릿의 묵직한 매력을 즐기기 좋은 초콜릿 토르테를 추천한다. 사진 안미연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가 있어서일까요. 2·3월엔 케이크를 찾는 분들이 많습니다. 디저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케이크 종류도 다양해졌죠. 올해 특별한 케이크를 준비하고 싶다면 ‘토르테 (Torte)’는 어떠세요. 이름이 생소하게 느껴진다면, 머릿속에 과일잼이나 크림을 겹겹이 바른 동그란 케이크를 떠올려보세요. 바로 이 케이크의 독일어식 표현이 토르테입니다. 우리가 케이크라고 부르는 디저트의 원형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초콜릿 토르테는 독일과 하나였던 시절 오스트리아와 헝가리에서 유래했다고 해요. 오스트리아는 헝가리와 체코와 지리적으로 맞닿아 있다 보니, 자연스레 음식과 디저트에 그 형태가 많이 녹아들었습니다. 실제로 헝가리·독일·오스트리아·스위스에서 즐겨 먹는 굴라쉬나 슈니첼, 아펠수트르델 등은 사실 조금씩 다를 뿐 같은 중부 유럽권의 공통된 먹거리죠.

오늘 소개할 토르테를 설명하기 위해선 타르트와의 차이점부터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과거엔 타르트와 토르테는 같은 의미로 사용되었지만, 현재는 전혀 다른 것을 뜻하는 단어가 되었거든요. 제누와즈(스펀지 케이크)가 생겨나기 전에는 비스킷 같은 식감의 반죽에 다양한 크림과 잼 또는 과일 등을 채워 넣는 방식이 통상적이었다고 해요. 이것이 지금 우리가 말하는 타르트 또는 토르테입니다. 16세기 무렵 제누와즈라는 푹신한 시트가 나타나기 전까지 통상적인 케이크의 형태였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타르트 린처(Tarte Linzer) 또는 린처 토르테(Linzer Torte)라고 불리는 것으로, 타르트 안에 다양한 라즈베리 잼을 채우고, 격자무늬의 타르트지를 얹어 구운 케이크입니다. 종종 미주지역에서 ‘~파이’라고 불리는 그것입니다.

타르트와 토르테의 개념이 나뉜 것은 19세기 무렵입니다. 여전히 크림이나 잼을 샌딩하지만, 더욱 풍부하고 겹겹이 쌓인 케이크 형태로 발전한 것인데요. 달걀의 흰자 또는 노른자를 팽창시켜 반죽하고 이를 구워낸 시트 레시피로 발전했고, 이것이 현재의 케이크가 되었습니다.

오스트리아의 자부심, 자허 토르테
 초콜릿의 묵직한 매력을 즐길 수 있는 자허 토르테. 사진 안미연
오늘은 토르테를 아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초콜릿 토르테를 소개할게요. 초콜릿은 아스텍을 정복한 사람들이 카카오를 배에 싣고 돌아오면서 서서히 유럽 전역으로 퍼졌고, 16세기 중부유럽에서 ‘쇼콜라’(초콜릿의 프랑스어)를 마시는 음료로 즐겼습니다. 이후에도 점차 다양한 형태로 발전했고, 유럽의 대표적인 케이크, 초콜릿 토르테로 이어졌습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두 가지 레시피를 소개할게요.

먼저, 오스트리아 빈의 대표적 디저트 ‘자허 토르테(Sacher Torte)’입니다. 여전히 유럽의 많은 카페와 디저트 숍에서 사랑받는 케이크로, 1832년 오스트리아인 파티시에인 프란츠 자허(Franz Sacher)가 만들었습니다. 초콜릿 시트에 살구 잼을 샌딩하고, 초콜릿 글레이즈로 코팅한 상큼 쌉쌀한 맛이 특징입니다. 오스트리아는 12월 5일을 ‘자허 토르테의 날’로 지정할 정도로 그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자허 토르테’라는 이름은 데멜(Demel) 베이커리와 이름 사용권을 두고 법적 분쟁을 거쳤는데요. 1950년대 자허 호텔의 경영 사정이 악화하면서, 프란츠 자허의 아들 에두아르드 자허(Eduard Sacher) 주니어가 자허 호텔과 자허 토르테 독점 판매권을 매각하면서 비롯된 것인데요. 7년간 이어진 법적 분쟁 끝에 오리지널 자허 토르테 사용권은 호텔 자허에게 돌아갔습니다. 대신 데멜은 에두아르드 자허 토르테라고 쓰인 삼각 장식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게 됐습니다.


초콜릿 케이크의 진정한 매력, 토르타 카프레제
초콜릿 케이크의 진정한 매력을 담고 있는 토르타 카프레제. 사진 안미연
다음은 이탈리아의 토르타 카프레제((Torta Caprese)입니다. 프랑스에선 ‘갸또 오 쇼콜라 드 낭시(Gâteau au chocolat de Nancy)’로 불리는데, 밀가루 없는 초콜릿 토르테(Flourless chocolate torte)를 뜻합니다. 프랑스의 사학자 에르네스토 오리코스트 드 라 자르크(Auricoste de Lazarque)가 1890년에 쓴『메시나 요리(La Cusine Messine)』엔 갸또 오 쇼콜라 드 낭시에 대해 '낭시의 케이크는 가루를 소량만 쓰는, 아몬드와 초콜릿의 캬트르가르풍'이라고 적혀있다고 해요.

이탈리아 전역에 퍼져있는 ‘토르타 카프레제’의 유래를 두고 다양한 설이 있습니다. 하나는 카프리 섬 제빵사가 초콜릿 케이크를 구우면서 밀가루를 빠뜨리고 구웠는데, 촉촉한 초콜릿 케이크가 탄생하였다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나폴리 국왕과 결혼한 오스트리아 공주에 관한 것으로, 공주가 유명한 자허 토르테를 고국에서도 먹고 싶어했지만, 지역 요리사들은 레시피를 모르고 즉흥적으로 토르타 카프레제를 만들었다는 것이죠. 분명한 것은 이 토르테가 심플한 재료로 가장 초콜릿 케이크의 진정한 매력을 담고 있다는 거예요. 현재에 이르러 레시피가 점차 수정되면서, 밀가루 없는 글루텐프리 아이템으로 화자 되기도, 아몬드가루마저 들어가지 않은 퍼지 브라우니 등으로 변화되어 상품화되었습니다.

쌉쌀하고 묵직한 초콜릿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고 싶을 때 토르테 어떠세요. ‘토르타 카프레제’가 조금은 투박하지만 돌직구를 날리는 사랑 고백 같다면, ‘자허 토르테’는 우아하게 사랑을 속삭이는 느낌이 들 거예요. 봄이 오기 전, 클래식한 초콜릿 토르테와 따뜻한 차를 제대로 즐겨보세요.


Recipe 1.자허 토르테(Sacher Torte)
토르테는 실온 상태로 먹는 것을 추천한다. 사진 안미연
“초콜릿 토르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나 초콜릿입니다. 70% 이상의 다크 초콜릿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해요. 완성된 자허 토르테는 찬기 없이, 실온상태로 드시면 맛있게 드실 수 있습니다. 자허 토르테는 얇게 샌딩된 살구잼의 상큼함과 다크 초콜릿이 잘 어우러지는 맛이에요. 홍차나 중배전 이상의 커피와 잘 어울립니다. 오리지널 자허 토르테처럼 휘핑크림을 함께 내거나 베리류의 과일을 함께 데코 해도 좋아요.”

재료 준비
도구 : 18cm 원형팬(약 12조각)
초콜릿 시트(Chocolate sheet) : 실온 무염버터 80g, 백설탕 40g, 소금 2g, 달걀노른자 72g, 바닐라빈 페이스트 또는 익스트렉 2g, 다크커버춰 초콜릿 100g, 중력분 85g, 아몬드가루 15g, 달걀흰자 135g, 백설탕 75g, 살구 잼 150g
가나슈(Ganache) : 생크림(동물성) 100mL, 다크 초콜릿(70%) 100g

만드는 법
1. 다크 초콜릿은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중탕 또는 전자레인지에 10초 단위로 끊어주면서 녹인다. 녹인 초콜릿에 바닐라빈 페이스트 2g을 섞어 준비한다.
2. 실온의 무염 버터와 설탕, 소금을 넣고 뭉치지 않도록 잘 섞는다.
3. ②에 달걀노른자를 조금씩 넣어주며 잘 섞는다.
4. ③에 준비해두었던 ①의 초콜릿을 넣어 섞는다.
5. ④의 반죽에 가루류를 체를 쳐 넣고 섞는다.
6. 달걀흰자에 설탕을 3번에 나눠 넣어주며 고속 휘핑해 단단한 머랭을 만들어 ⑤의 반죽과 잘 섞는다.
7. 유산지를 두른 18㎝ 원형팬에 ⑥의 반죽을 넣고 190℃로 예열된 오븐에 넣어 170℃에서 40분간 굽는다.
8. ⑦의 구운 초콜릿 시트는 뒤집어 바로 팬에서 분리하고, 한 김 식힌다.
9. 초콜릿 시트의 봉긋 솟아오른 부분은 잘라내고, 평평하게 잘라 2장의 시트를 준비한다.
10. 초콜릿 시트에 살구 잼을 고루 펴 바른다. 이때 시트 상단과 가장자리에도 얇게 고루 바른다.
11. 살구잼을 다 바른 초콜릿 시트는 잠시 냉장고에 넣어놓는다.
12. 생크림 100mL를 다크초콜릿 100g과 함께 잘 녹여 가나슈를 만든다. 이때 생크림은 살짝 데워 초콜릿에 부어 만들어도 되고, 두 가지를 함께 전자레인지에 돌려 잘 유화시켜도 된다.
13. 45℃ 정도로 식힌 ⑫의 가나슈를 잼을 발라두었던 시트 위로 붓는다. 스패츌러 등으로 살짝 단면을 정리한다.
14. 유산지로 고깔을 만들거나 단단한 짤주머니를 이용해 장식한다.

Recipe 2. 토르타 카프레제 (Torta Caprese)
재료의 품질이 중요한 토르타 카프레제를 만들 땐 초콜릿은 발로나, 무염버터는 100% 동물성을 추천한다. 사진 안미연
“‘Dense(밀도감 있는)'로 대표되는 것이 이 단층 초콜릿 토르테 입니다. 베이킹파우더 등의 화학적 팽창제를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달걀의 물리적 팽창만을 사용한다는 점이 가장 큰 구조적 특징이에요. 그래서 휘핑 과정이 무척 중요합니다. 프랑스 파티스리 용어인 ‘몽떼 뤼방’이 바로 이 과정인데요, ‘리본이 그려지는 정도까지 공기가 포집된 반죽 상태’를 뜻해요. 또, 간단한 재료로 만드는 만큼 기본 재료의 품질이 중요한데, 초콜릿의 풍미를 높여줄 리큐르 사용을 추천합니다. 초콜릿은 발로나, 무염버터는 100% 동물성이 좋아요.”

재료 준비
도구 : 18 원형팬(1개 분량)
초콜릿 시트(Chocolate sheet) : 다크초콜릿(70%) 150g, 무염버터(실온) 150g, 아마레또 또는 아몬드 리큐르 30g, 아몬드 가루 150g, 카카오가루(100%) 10g, 소금 1g, 달걀 240g, 백설탕 150g
장식 : 카카오가루(100%) 또는 슈거파우더 10g

만드는 법
1. 모든 재료는 실온에 두고 준비한다.
2. 초콜릿과 무염버터는 중탕이나 전자레인지로 녹인다.
3. 볼에 ②를 넣고 가루류를 체 쳐 넣고 잘 섞는다.
4. ③에 리큐르를 넣는다.
5. 다른 볼에 달걀과 설탕을 넣어 중고속으로 휘핑한다. 이때 휘퍼로 리본을 그렸을 때 선이 분명히 보이면서 서서히 없어지는 상태가 적당하다.
6. ⑤를 ④의 반죽과 잘 섞는다. 스패츌러를 사용해도 되고, 휘퍼로 가볍고 빠르게 섞어도 좋다.
7. ⑥의 반죽을 바닥 면까지 뭉침 없이 잘 섞어졌는지 확인해 완성한다.
8. 완성된 반죽은 18cm 또는 20cm(8인치) 원형 몰드에 담아준다.
9. 200℃로 예열된 오븐에서 180℃로 25~30분간 굽는다. 구워진 토르테는 상단에 크랙이 보이는데, 식으면서 살짝 가라앉는다.
10. 식은 토르테 상단에 카카오가루나 슈거파우더를 뿌려 마무리한다.

안미연 [email protected]




안미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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