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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해역서 어선 또 침몰…생존자 4명 뗏목 타고 두 시간 사투

9일 새벽 전남 여수시 하백도 인근 해역에서 어선이 침몰했다. 사고 직후 구명뗏목을 탄 선원들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 여수해경]
전라남도 여수 하백도 인근 해역에서 대형 트롤 어선이 침몰해 5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됐다. 여수해양경찰서에 따르면 9일 오전 1시41분쯤 여수시 삼산면 하백도 동쪽 약 17㎞ 해상에서 부산 선적 139t급 대형 트롤 어선 ‘제22 서경호’(승선원 14명)가 갑자기 레이더에서 사라졌다고 한다. 이를 발견한 선단 측에서 해경에 신고했다. 사고 신고 두 시간여 만인 오전 3시43분쯤 사고 현장 인근에서 빨간색 구명벌(구명 뗏목)이 발견됐다. 여기 타고 있던 5명의 승선원 중 외국인 선원 4명(인도네시아인 2명·베트남인 2명)은 무사히 생존했으나, 한국인 선장 A씨(66)는 숨졌다. 이들은 두 시간가량 구명벌에서 파도와 추위를 견뎠다.

여수해경 측은 이날 브리핑에서 “생존자들은 구명조끼를 입지 않은 채 바다에 뛰어들었고, 5m가량 헤엄쳐 구명벌에 올라탔다”며 “누가, 언제 구명벌을 펼쳤는지, 자동으로 펴진 것인지 등은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해경 등은 현재도 사고해역을 중심으로 실종자 수색에 한창이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가용 장비와 인력을 총동원해 최우선으로 인명을 구조하고 실종자 파악에 최선을 다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사고 선체는 이날 오후 3시54분쯤 여수시 거문도 인근 해상에서 발견됐다. 선체 인근에서 실종자 1명도 추가로 발견돼 오후 6시18분쯤 숨진 채 인양됐다.

정부도 어선 사고를 줄이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5월 ‘어선 안전관리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어선 사고로 인한 사망·실종자 증가세를 막지 못하고 있다. 한 예로 최근 석 달 동안 어선 사고로 죽거나 실종된 이는 28명에 이른다. 지난해 11월 8일에는 제주 비양도 해역에서 135금성호가 전복돼 5명이 사망하고, 9명이 실종됐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1일 제주 하도리 인근 앞바다에서 심광호와 33만선호가 좌초돼 3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신재민 기자
잇따른 정부 대책에도 어선 사고가 줄지 않는 건 특히 가을·겨울철에 먼바다 조업이 집중된 결과다. 가을·겨울에는 갑작스러운 기상악화와 낮은 수온 등이 맞물리면서 대형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말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의 국내 선박사고 100척당 인명 피해율(사망·실종) 분석 결과에 따르면 겨울(12~2월)의 인명 피해율은 4.8%로 여름(2.2%)이나 가을(3.1%)보다 월등히 높았다. 이날 사고 당시 인근 해역의 최대 파고는 2.3m, 풍속은 시속 34.9㎞ 수준으로 강풍주의보와 풍랑주의보가 내려진 상태였다.

먼바다 조업이 많아진 것은 갈치와 병어·장어 같은 원거리 어종이 겨울철에 주로 잡히기 때문이다. 먼바다에서 사고가 나면 연근해보다 구조가 어렵다. 제22 서경호가 침몰한 해역은 여수해양경찰서를 기준으로 뭍에서 75㎞가량 떨어져 있다. 해경 함정이 시속 50㎞로 이동해도 1시간30분가량 걸린다.





최충일.최경호.황희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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