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올 선수가 아닌데…" 두산이 작정하고 데려온 역대급 외인 3인방, 이승엽 감독은 신중하다 왜?
![두산 콜 어빈. /두산 베어스 제공](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5/02/05/202502050323775062_67a26a764114e.jpg)
두산 콜 어빈. /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잭 로그, 제이크 케이브, 콜 어빈. /두산 베어스 제공](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5/02/05/202502050323775062_67a26a76ce131.jpeg)
두산 잭 로그, 제이크 케이브, 콜 어빈. /두산 베어스 제공
[OSEN=시드니(호주), 이상학 기자] “어떻게 저런 선수를 한국에 왔는지…”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벌써부터 올해 외국인 선수를 가장 잘 뽑은 팀으로 꼽힌다. 다른 팀에서도 어떻게 이런 선수들을 데려왔는지 놀랍다는 반응. 지난해까지 현역 메이저리거로 풀시즌을 뛴 투수 콜 어빈(31), 외야수 제이크 케이브(33)는 커리어, 나이대를 볼 때 현재 한국에 올 수 있는 ‘최상급’이다.
지난 2019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데뷔한 좌완 투수 어빈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미네소타 트윈스를 거치며 6시즌 통산 134경기(93선발·593이닝) 28승40패2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4.54 탈삼진 434개를 기록했다. 오클랜드 시절인 2021~2022년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을 돌며 각각 10승, 3점대 평균자책점(3.98)으로 에이스급 투구를 선보였다.
지난해에도 볼티모어, 미네소타 2개 팀에서 29경기(16선발·111이닝) 6승6패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5.11 탈삼진 78개로 풀타임 시즌을 보냈다. 좌완으로서 평균 시속 91.9마일(147.9km) 포심 패스트볼은 메이저리그 기준에서 평범하지만 KBO리그에선 최상위에 속하며 제구가 좋다. 커브, 커터, 체인지업을 고르게 던져 좌우 타자 가리지 않고 상대할 구종도 갖췄다. 이런 선수가 신규 외국인 선수 상한액 100만 달러가 있는 한국에 바로 넘어올 줄은 누구도 몰랐다. 타팀 관계자나 지도자들도 “두산이 어떻게 저런 선수를 빠르게 데려왔는지 모르겠다”, “한국에 올 선수가 아닌데” 등 놀랍고, 부러워하는 반응이다.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두산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야구장에서 취재진을 마주한 어빈은 “매년 야구를 할 수 있고,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에 감사하다”면서 “숙소가 서울 시내에 위치해 있고, 야구장과 가까운 곳이다. 주변 시설이 영어 생활권이라는 점도 고려했다. 다른 팀 외국인 선수들과도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상당한 보너스였다”며 협상 과정에서 이런 점을 어필한 두산 구단의 영상이 도움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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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콜 어빈. /두산 베어스 제공
좌투좌타 외야수 케이브도 2018년 미네소타에서 데뷔한 뒤 필라델피아 필리스,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뛰며 지난해까지 7시즌 통산 523경기 타율 2할3푼6리(1429타수 337안타) 45홈런 176타점 OPS .692를 기록했다. 외야 3개 포지션 모두 커버할 수 있는 중장거리형 타자로 2018년 데뷔 첫 해 13홈런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알렸다. 지난해 콜로라도에선 개인 최다 123경기에 나와 타율 2할5푼1리(323타수 81안타) 7홈런 37타점 OPS .686의 성적을 냈다.
메이저리그에서 주전급 외야수로 풀타임을 뛴 바로 다음해 한국으로 온 게 놀랍다. 케이브는 “지난 몇 년간 한국과 일본 구단들로부터 연락을 받았지만 미국에서 뛸 기회가 있었기 때문에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지난해 콜로라도에서 좋은 시즌을 보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재계약이 되지 않았다. 매일 경기에 뛸 수 있는 팀을 찾았고, 그곳이 어디든 상관없었다”고 두산에 온 이유를 밝혔다.
![두산 제이크 케이브. /두산 베어스 제공](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5/02/05/202502050323775062_67a26a7805d81.jpeg)
두산 제이크 케이브. /두산 베어스 제공
어빈, 케이브에 비해 커리어는 떨어지지만 또 다른 좌완 투수 잭 로그(29)도 주목할 만하다. 2022년 데뷔 후 오클랜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LA 다저스 오가며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 3시즌 통산 19경기(10선발·70이닝) 3승8패 평균자책점 7.20 탈삼진 56개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트리플A에서 23경기(12선발·90⅔이닝) 5승6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2.68 탈삼진 86개로 안정감을 보였다. 희소성 있는 좌완 스리쿼터 유형으로 디셉션이 좋아 타자들이 타이밍을 맞추기 어렵다. 안정된 제구에 스위퍼를 던져 좌타자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선수 3명에 잔뜩 힘을 주면서 새 시즌 두산에 대한 기대감도 은근히 크다. 3루수 허경민이 KT로 FA 이적하고, 유격수 김재호가 은퇴했으며 불펜투수 정철원도 롯데로 트레이드하는 등 젊은 팀으로 탈바꿈 중인 두산이지만 외국인 선수 비중이 큰 KBO리그 특성상 이들이 한꺼번에 활약한다면 팀 성적 상승 여지도 크다.
![두산 잭 로그. /두산 베어스 제공](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5/02/05/202502050323775062_67a26a78a38e9.jpg)
두산 잭 로그. /두산 베어스 제공
하지만 이승엽 두산 감독은 조심스럽다. 부임 후 2년간 외국인 선수들의 거듭된 부상과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신중하다. 이 감독은 “(외국인 선수들을) 너무 크게 부풀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웃은 뒤 “지난해 제라드 영을 빼곤 2년간 외국인 선수들이 거의 성공하지 못했다. 부상 등 여러 이슈가 있었기 때문에 신중하게, 조심스럽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뚜껑을 열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지나치게 높은 기대치를 경계했다. 시작도 하기 전에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지만 기대감을 완전히 숨길 순 없다. 이 감독은 “준비를 잘 해왔다. 3명 다 메이저리그 출신이고, 기대를 많이 받는 만큼 이 선수들이 잘 적응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잘 적응하고 있다. 캠프에 와서 외국인 선수들과 식사하면서 대화도 했는데 인성적인 면에선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email protected]
이상학([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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