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이상기후 충격 큰데…트럼프까지 ‘밥상’ 뒤엎나

미국발 푸드플레이션 공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터뜨린 ‘관세 폭탄’의 화염이 국제 농산물 시장으로 옮겨 붙었다. 커피 원두 가격은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고 밀·대두 등 곡물 가격도 치솟았다. 이상 기후로 식재료 물가가 상승하는 ‘푸드플레이션(푸드+인플레이션)’에 불이 붙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가 기름을 붓고 있다.

3일 미국 뉴욕 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지난달 31일 파운드(0.45㎏)당 3.78달러를 기록했다. 1년 전(1.94달러)보다 94.8% 올라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같은 기간 영국 런던 선물거래소에서 로부스타 원두는 t당 3168달러에서 5694달러로 79.7% 급등했다. 아라비카는 카페 등에 주로 납품되고, 로부스타는 인스턴트 커피의 원료로 쓰인다. 두 원두 가격은 국제 커피 가격을 결정하는 벤치마크(기준점) 역할을 한다.

초콜릿과 같은 주요 기호식품의 원재료 가격도 커피와 함께 상승했다. 1년 새 미국 코코아 선물 가격은 131.2%, 오렌지주스 원액은 31.6% 올랐다. 다른 식품 원자재 가격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곡물 등 식콩(대두)은 연초보다 4.5% 상승한 부셸(27.2㎏)당 10.44달러, 밀(소맥)도 연초보다 3.8% 오른 부셸당 5.67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푸드플레이션에 처음 불을 지핀 건 폭염 등 이상기후다. 아라비카 원두의 최대 생산지인 브라질은 지난해 극심한 폭염과 가뭄으로 작황 부진에 빠졌다. 로부스타 원두 주 생산지는 베트남인데 폭우와 가뭄이 반복되면서 생산량이 줄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발 관세가 새로운 악재로 떠올랐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콜롬비아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가 9시간 만에 철회했지만, 이후 커피 원두 값은 치솟았고 역대 최고가로 올라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산 상품에 25%, 중국 수입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푸드플레이션이 가속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3년 미국 농산물 수입액(1959억 달러)의 44%(860억 달러)를 멕시코와 캐나다가 차지한다. 앞서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는 미국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중국에 10% 관세를 부과할 경우 올해 물가 상승률을 0.5%포인트, 내년엔 0.25%포인트 끌어올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발 관세 충격은 가뜩이나 불안한 국내 물가에도 악영향을 가져다 줄 전망이다. 달러 강세 장기화로 수입 물가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원재료 가격까지 덩달아 오르고 있어서다. 이미 스타벅스, 폴바셋, 할리스커피 등이 지난달 줄줄이 커피 음료 가격을 인상했다. 콩·밀 등의 가격도 오르고 있어 과자나 빵 같은 가공식품은 물론 외식 물가 추가 상승도 예고됐다.

금리로 영향이 번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내 물가 상승 이어지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는 어려워진다.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도 걸림돌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5월까지 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63.2%로, 1달 전(39.7%)보다 23.5%포인트 상승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 내 물가가 높아지면 전반적인 생산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결국 미국뿐 아니라 미국으로부터 상품 등을 수입하는 다른 나라 물가까지 오른다”며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국의 금리 인하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한국이 먼저 금리를 내리는 건 사실상 모험이다. 정치 등 모든 상황이 안정된다는 가정 하에 한 차례 인하가 최대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호.장원석([email protected])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