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 엎친 데 트럼프 관세 덮쳤다…美 푸드플레이션 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터뜨린 ‘관세 폭탄’의 화염이 국제 농산물 시장으로 옮겨 붙었다. 커피 원두 가격은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고 밀ㆍ대두 등 곡물 가격도 치솟았다. 이상 기후로 식재료 물가가 상승하는 ‘푸드플레이션(푸드+인플레이션)’에 불이 붙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가 기름을 붓고 있다.
가뭄·폭우·두리안에 커피값 최고가

푸드플레이션 키우는 미국 관세
이런 가운데 트럼프발 관세가 새로운 악재로 떠올랐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콜롬비아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가 9시간 만에 철회했지만, 이후 커피 원두 값은 치솟았고 역대 최고가로 올라섰다. CNN은 “콜롬비아는 브라질과 베트남에 이은 세계 3번째 커피 원두 생산국”이라며 “(고율) 관세가 발효되지도 않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이 커피 시장 전체에 불안감을 안겨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산 상품에 25%, 중국 수입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푸드플레이션이 가속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3년 미국 농산물 수입액(1959억 달러)의 44%(860억 달러)를 멕시코와 캐나다가 차지한다. 앞서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는 미국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중국에 10% 관세를 부과할 경우 올해 물가 상승률을 0.5%포인트, 내년엔 0.25%포인트 끌어올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먹거리 가격에 금리까지 영향

금리로 영향이 번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내 물가 상승 이어지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는 어려워진다.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도 걸림돌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5월까지 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63.2%로, 1달 전(39.7%)보다 23.5%포인트 상승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 내 물가가 높아지면 전반적인 생산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결국 미국뿐 아니라 미국으로부터 상품 등을 수입하는 다른 나라 물가까지 오른다”며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국의 금리 인하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한국이 먼저 금리를 내리는 건 사실상 모험이다. 정치 등 모든 상황이 안정된다는 가정하에 한 차례 인하가 최대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호.장원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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