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술 규제 속에서도 급성장한 중국 AI, 딥시크의 충격
중국 신생 AI 스타트업에 전 세계가 경악
과감한 투자, 혁신창업 도전정신 배워야
이런 저비용 고성능보다 더 놀라운 것은 미국의 반도체 및 AI 관련 핵심 기술 규제를 사실상 극복했다는 점이다. 기술 규제만으로 중국의 AI 발전을 막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딥시크의 창업자인 량원펑(梁文鋒)은 올해 만 40세의 순수 ‘국내파’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광둥성 출신으로 저장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그는 2015년 대학 동기 두 명과 헤지펀드를 설립, 컴퓨터 트레이딩에 딥러닝 AI 기법을 적용해 자산 규모를 80억 달러(약 11조5000억원)까지 성장시켰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성장 신화가 재현될 정도로 중국 혁신창업의 생태계가 구축돼 있다는 얘기다.
미국 증시는 딥시크 충격을 그대로 보여줬다. AI용 GPU 칩을 만드는 엔비디아의 주가는 한때 17.7%나 하락했다. 기술 도용이나 개인정보 유출 논란에도 불구하고 딥시크의 등장은 향후 세계 AI 기술 경쟁과 시장 판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AI는 더 이상 미래가 아니다. 이미 우리의 생활 속 깊숙이 들어와 있다. 앞으로 4년 뒤인 2029년이면 AI가 모든 면에서 인간을 추월한다는 특이점에 도달한다고 한다. 세계 AI 기술은 미국과 중국이 사실상 양분하고 있다. 한국도 6~7위 수준이라고 하지만, 선두 국가들과는 현격한 차를 보인다. 컴퓨팅 파워와 학습 데이터 측면에서 두 국가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라는 인식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딥시크 충격은 우리에게 또 다른 관점과 희망을 제시한다. 딥시크가 보유한 GPU는 우리나라 전체 GPU 개수와 비슷하다고 한다.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의 AI 투자가 딥시크의 10분의 1 수준이라고 한다. 투자도 제대로 하지 않고 따라갈 수 없다. 다행히 GPU를 중심으로 한 하드웨어 비용은 해마다 10분의 1로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만시지탄이지만 우리 정부는 지난해 4월 AI 기술을 바이오·양자와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꿀 3대 ‘게임 체인저’로 정했다. 지난해 9월 ‘국가인공지능위원회’가 출범하고, 최근에는 세계 둘째로 AI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아쉽게도 탄핵 정국 속에 모든 것이 안갯속으로 빨려들고 있다. 여야 정치인들의 각성과 대기업들의 과감한 투자, AI 연구자들의 혁신창업에 대한 도전정신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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