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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중도의 시대' 황혼…"유권자, 개혁할 능력·정직성 불신"

싱크탱크 보고서…미·영·독·불 등 6개국에 공통추세 포착 "기성정치 무능 간주…'상식'·'강한 지도자' 선호하는 유권자 이탈"

서방 '중도의 시대' 황혼…"유권자, 개혁할 능력·정직성 불신"
싱크탱크 보고서…미·영·독·불 등 6개국에 공통추세 포착
"기성정치 무능 간주…'상식'·'강한 지도자' 선호하는 유권자 이탈"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서구 민주주의 국가에서 중도정당 입지가 축소된 것은 무능하다는 유권자 인식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30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싱크탱크 토니 블레어 연구소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호주, 캐나다 등 유권자 1만2천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전통적 주류 정당의 지지도 급락을 관측했다.
이들 6개국에서 중도우파, 중도좌파의 지지율은 2000년 73%에 달하던 것이 현재 51%까지 떨어졌다.
유권자 표본 2천명을 대상으로 한 심층적인 조사에서는 이 같은 추세가 6개국 내에서 주목할 수준으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토니 블레어 연구소는 유권자가 중도정당에서 멀어지는 까닭이 이념이 아닌 능력과 정직성에 대한 신뢰도 하락에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보고서는 "유권자들이 무엇을 찾든지 간에 점점 더 이들은 전통적으로 공직에 선출된 정당들에선 그런 게 이뤄질 수 없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유권자를 기존 중도정당의 계속 통치를 원하는 '인사이더', 중도정당에 기대를 접은 '아웃사이더' 등 둘로 나눠 성향을 분석했다.
이들 두 집단은 모두 정직, 능력, 개혁을 원했지만 기존 중도정당들의 실행 능력에 대한 신뢰에서 차이를 드러냈다.
아웃사이더는 독립적인 증거보다 '상식'이라고 부르는 관념에, 협상이나 절충보다는 결단력이 있는 강한 지도자에 더 큰 가치를 뒀다.
영국에서는 고령층이 주로 아웃사이더였으나 독일과 프랑스에서는 연령에 뚜렷한 차이는 없었다.
독일, 프랑스에서는 각각 독일을 위한 대안(AfD), 국민연합(RN) 등 극우 포퓰리즘 정당이 집권 정당들을 위협할 정도로 득세하고 있다.
조사 대상국의 유권자들에게서 나타나는 또 다른 공통된 인식은 자식들이 부모들보다 가난할 것이라는 경제적 비관론이었다.
연구소는 경제적 비관론이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와 연계된다며 민주주의를 부정으로 보는 이들의 77%가 미래 경제를 비관했다고 지적했다.
인사이더와 아웃사이더의 견해는 신흥기술을 두고도 뚜렷하게 대비됐다.
두 집단은 기술 덕분에 삶이 개선됐다는 데는 인식을 함께하지만 공공 서비스에 기술이 미칠 영향에 이견을 드러냈다.
인공지능(AI)의 잠재력을 묻는 말에 대다수가 만점 10에 3∼7점을 준 반면 정치인에 불신을 품은 아웃사이더는 최하위권 점수를 줬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장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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