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오 취임 직후 조태열과 통화…“한·미 동맹은 린치핀”
이날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루비오 장관과 통화에서 한·미 관계, 북한과 북핵 문제, 한·미·일 협력 등에 대해 논의했다. 조 장관은 “지난 70여년 간 굳건하게 이어온 한·미 동맹을 미국 신행정부에서도 더욱 발전시켜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루비오 장관은 “한·미 동맹이 한반도 뿐만 아니라 역내 평화·안보의 핵심축”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은 외교부와 국무부의 보도자료에 모두 그대로 실렸다. 핵심축은 오바마 행정부 이래로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사용돼온 상징적 표현이다. 국내의 탄핵 국면 등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한·미 동맹의 우선순위가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미 외교 수장이 이를 다시 확인한 건 미 측이 여전히 동맹의 가치를 중시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루비오 장관은 또 “(내가) 취임한 후 24시간 내에 조 장관과 통화한 것도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그는 이날 한국 외에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인도네시아, 캐나다, 베네수엘라, 이스라엘, 필리핀 측과 통화했다. 전날 미·일 외교장관회담 뒤 국무부가 발표한 보도자료에는 없었던 “한·미·일 협력 강화”도 한·미의 보도자료에는 포함됐다.
조 장관은 “권한대행 체제에서도 한국 국정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한·미 동맹을 근간으로 하는 외교·안보 정책 기조는 일관되게 유지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 필요성에 대해 루비오 장관은 공감하며 “필요한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인 2017년 1월에는 트럼프 취임 9일 만에 황교안 권한대행과 첫 통화가 이뤄졌다.
다만 “양 장관이 북핵 문제 관련 긴밀한 공조를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는 내용은 외교부 보도자료에만 있었고, 국무부 보도자료에선 빠졌다. 국무부는 양 측이 “역내 공통의 도전”에 맞서기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만 표현했다.
지난 21일 열린 쿼드(Quad, 미국·일본·인도·호주 간 안보 협의체) 외교장관회의 공동성명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 관련 언급이 빠진 것과 유사한 기류일 수 있다. 북한을 “핵 보유국(nuclear power)”으로 부르며 북·미 대화에 관심을 드러내는 트럼프가 비핵화라는 목표를 수정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미 측은 아직 대북 정책을 검토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통화에서 루비오 장관은 조 장관의 방미를 초청했다. 양 측은 가능한 빨리 워싱턴 회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구체적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김형구.박현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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