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Cooking & Food] 약과에 이어 다과상까지 인기…한국의 전통 간식 영역 넓힌다

지난해 전통 간식 상품 판매량 전년 대비 약 30% 증가

어느 분야보다 유행이 빠른 식품 업계. 그중에서도 디저트, 간식은 유행 주기가 더욱 짧다. 지난해에만 두바이초콜릿, 스웨디쉬 젤리 등이 반짝인기를 누렸다. 새로운 것을 쫓는 사람들은 익숙함 대신 이색 조합에, 색다른 식재료에 열광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약과와 주악 등 한국의 전통 간식에 대한 인기는 지속됐다. 전통 간식의 인기 비결과 약과를 이어나갈 먹거리를 알아봤다.

MZ세대 중심으로 한국 전통 간식에 대한 관심 증가
아파트 상가부터 오피스 상권까지, 프랜차이즈 매장과 윈도베이커리 등 서양식 간식을 파는 빵집과 카페들이 있다. 그만큼 서양식 간식은 한국인에겐 일상이 됐다. 반대로 한국 전통 간식의 대표 주자인 떡을 파는 떡집은 전국적으로 매년 200~300개씩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떡류식품가공협회에 따르면 전국의 떡집 수는 2018년 약 1만7200개에서, 2022년 1만6500개로 줄었다. 예상됐던 바다. 1990년대 이후 식습관이 변화했고, 도넛, 케이크, 빵 등 대체재가 다양해지며 떡 소비 자체가 줄었다. 주요 재료 값의 상승 등이 이어졌다. 하지만 몇 년 사이, MZ세대를 중심으로 한국 전통 간식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다. 주목할 만한 점은 명절 같은 특정 시기가 아닌 일상에서 즐기는 사람이 늘었다는 것이다. 포문을 연 건 할매니얼 디저트로 열풍을 일으킨 약과다.

젊은이들이 몰리는 한남동과 성수동 일대엔 약과나 주악 등을 전문으로 파는 매장이 문을 열며 사람들의 발길을 끌었다. 실제로 연예인이 즐겨 찾는 것으로 알려진 약과 브랜드 ‘골든피스’는 갤러리아·롯데백화점에 이어 지난해 11월엔 인천공항 제2 터미널 면세점에 입점하며 주목받았다. 약과에 이어 떡과 한과 등의 판매도 증가 중이다. 컬리에 따르면 2024년 전통 간식 관련 상품 판매량은 전년 대비 약 30% 증가했다. 카테고리로 보면, 떡이 30%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이어 한과(20%), 약과(15%) 순으로 나타났다. 컬리 관계자는 “최근 소포장 떡을 아침 간편식으로 소비하는 젊은 층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고호재’에서 선보이는 1인 다과상. 계절별로 다과의 구성이 바뀐다. [사진 국가유산진흥원]
경복궁 생과방에 이어 고호재의 다과상도 인기
전통 간식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영역도 확대되고 있다. 약과처럼 유행하는 아이템뿐 아니라 전통을 그대로 복원한, 또는 경험할 수 있는 기회까지 관심이 커졌다. 매년 가을 약 2개월만 운영하며 궁케팅(궁 티케팅)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낸 경복궁 생과방에 이어, 한옥에서 즐기는 궁중다과를 선보여 이용자가 몰린 ‘고호재’의 다과상이 대표적인 사례다.

고호재는 ‘옛것을 좋아하는 이들의 집’을 뜻하는데, 남산골 한옥마을 입구에 자리한 ‘한국의집’에 있는 궁중다과 브랜드다. 2023년 10월 한국의 집 재단장과 함께 새롭게 문을 열고 1인 다과상을 내놨다. 한옥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데다 공이 많이 들어 시중에서 접하기 어려운 궁중다과를 맛볼 수 있어 예약하지 않으면 이용이 어려울 만큼 인기다. 흥미로운 건 전통 간식과 문화에 관심이 높은 20~30대 여성 및 남녀 커플이 많이 찾는다는 점이다. 다과상은 계절마다 제철 재료를 사용해 만들어, 재방문율이 높은데, 올해 3월 6일까지는 사과정과, 만두과, 방울토마토 단자, 호박란, 유자 단자, 흑임자 꽃다식, 인절미, 수국 레몬밤차 등으로 구성했다.

차 문화의 발달도 전통 간식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렸다. 실제로 차와 다과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간이 늘었는데, 이중 대표적인 곳이 연남동에 있는 ‘1994서울’이다. 이곳은 절기와 세시풍속, 명절을 주로 2개월마다 새로운 주제의 다과 코스를 구성한다. 올 1월과 2월엔 ‘소한’을 주제로 시그니처티와 단팥죽, 배피떡, 보이숙차, 집간장 약식, 수수부꾸미, 두텁팥단자, 원소병을 만날 수 있는데 예약이 치열할 정도로 인기다. 푸드 콘텐트 디렉터 김혜준씨는 “늘 새로운 것을 쫓는 세대에게 전통 병과가 신선하게 느껴질 수 있고 특히 이들을 중심으로 차회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여기에 곁들이는 다과 브랜드가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병과(떡과 과자)와 차의 궁합에 대해서는 “아시아의 차는 버터를 넣은 서양식 디저트보다는 묵직한 단맛, 예를 들어 팥이나 깨 등이 어우러진 한국 병과와 잘 어울린다”고 덧붙였다.

연과점 하루의 ‘연과 선물세트’
서양식 조리기술 더한 개성 있는 브랜드 등장
개성 있는 브랜드의 등장도 전통 간식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특히 서양식 조리기술을 익힌 전문가들이 전통 간식 시장에 뛰어들며 익숙한 간식을 새롭게 재탄생시켰다. JW메리어트 제주 리조트&스파는 크루아상을 작은 크기의 약과로 만든 약과 크루아상을 개발해 애프터눈 티 세트에 담아내는데, 명절에 특히 인기다.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팥알로’에서는 한국 전통 식재료인 팥을 기본으로 다양한 디저트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팥으로 만든 캐러멜을 프랑스 과자처럼 샌드 형태로 풀어낸 팥알로 샌드가 인기가 많다. 팥알로의 송민지 대표는 “동양적인 식재료지만, 서양적으로 해석해 다양한 연령대가 찾아온다. 최근에는 매장을 찾는 외국인도 많아졌다” 며 “일본은 디저트 브랜드마다 팥앙금의 맛이 다르다. 소비자들 역시 그 팥앙금 맛을 찾아 매장 투어를 다닐 만큼 진심이다. 한국도 이런 문화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팥알로 ‘모나카’
전통 조리법에 서양 식재료를 접목해 새로운 장르를 만들고 있는 곳도 있다. ‘연과점 하루’는 조선 시대 고조리서에서 찾은 연약과 조리법에 버터와 같은 서양 식재료를 더해 양갱과 캐러멜 사이의 식감을 만들어냈다. 연과점 하루의 권지공 대표는 식품업계에 부는 건강 트렌드가 디저트 시장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디저트도 건강하게 먹으려는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다. 이런 변화가 한국 전통 디저트 시장에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정옥.송정([email protected])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