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만 달러 받았었는데…20만 달러에 다시 한국 올까, KBO 판도 뒤흔들 '亞쿼터' 결국 호주까지 포함됐다
[OSEN=이상학 기자] 프로야구도 내년부터 아시아쿼터 제도를 도입한다. 쟁점이었던 호주 국적 선수를 포함해 데려올 수 있는 선수풀이 한층 넓어졌다. 리그 판도를 흔들 수 있는 변수가 될 수 있다.
KBO는 지난 21일 2025년 제1차 이사회를 통해 아시아쿼터 제도를 2026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프로축구, 프로농구, 프로배구에 이어 프로야구도 아시아쿼터 도입으로 리그에 새로운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된다.
22일 이사회 결과를 발표한 KBO는 ‘리그 경쟁력 강화와 원활한 선수 수급을 위해 지속적으로 필요성이 논의돼 왔던 아시아쿼터제는 아시아 국적 전체(아시아야구연맹 BFA 소속 국가 기준) 및 호주 국적 선수가 대상이 된다. 비아시아 국가의 국적을 가진 이중국적 선수 영입은 불가하고, 직전 또는 해당 연도 아시아 리그 소속이었던 선수 1명으로 제한된다’고 발표했다.
이어 ‘선수 포지션은 무관하다. 또한 신규 영입시 지출할 수 있는 최대 비용은 연봉, 계약금, 특약(옵션 실지급액 기준) 및 원소속구단에 지불하는 이적료(세금 제외)를 합쳐 최대 20만달러(월 최대 2만 달러)로 제한된다. 재계약시 해당 선수의 연봉은 매년 10만 달러씩 상향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구단은 기존 외국인선수 3명을 포함해 아시아쿼터 제도 선수까지 총 4명을 보유할 수 있고, 이 선수들은 모두 한 경기에 출장 가능하다. 선수 교체는 연 1회에 한해 가능하며 본 제도 도입에 따라 KBO리그 엔트리도 현행 28명 등록, 26명 출장에서 29명 등록, 27명 출장으로 증원된다. 단 본 제도는 시행 준비의 시간을 갖고 2026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리그 외연을 넓히고, 선수난을 해소할 수 있는 아시아쿼터제는 인구 감소에 따른 시대적 흐름으로 도입이 예정된 수순이었다. 다만 몇 가지 쟁점이 있었는데 그 중 가장 큰 것이 호주 선수 포함 여부였다.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에서 한국을 꺾은 호주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세계 랭킹 10위(한국 6위)로 지금까지 배출한 메이저리그 선수가 58명이나 된다. 한국(27명)보다 두 배 더 많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지명된 내야수 트래비스 바자나도 호주 출신으로 최상위급 선수들이 많고, 전 세계 유망주들이 겨울마다 찾는 호주프로야구 수준도 경쟁력이 있다.
사실상 외국인선수로 볼 만한 기량의 호주 선수들이 아시아쿼터로 오면 본래 취지에 어긋나는 불균형을 초래할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 실제 지금까지 셰인 베넷(2001년 두산), 크리스 옥스프링(2007~2008년 LG, 2013~2014년 롯데, 2015년 KT), 브래드 토마스(2008~2008년 한화), 애드리안 번사이드(2010년 넥센), 트래비스 블랙클리(2011년 KIA), 워윅 서폴드(2019~2020년 한화) 등 6명의 호주 출신 외국인 선수들도 있었다.
하지만 호주를 제외하면 사실상 일본, 대만으로 선택지가 좁혀지는 상황이라 결국 호주가 포함했다. 대신 비아시아 국적을 가진 이중국적 선수 영입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이전 시즌 또는 해당 연도 아시아 리그 소속이었던 선수로 기준을 제한했다. 최근까지 미국 메이저리그나 마이너리그에서 뛰지 않았던 호주 선수들이 아시아쿼터 대상이 된 것이다.
현재 호주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한국 팀들의 표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젊고 성장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우선 순위가 되겠지만 한국 경험이 있는 서폴드도 영입 후보에 오를 만하다. 현재 호주리그 퍼스 히트에 몸담고 있는 서폴드는 아시아쿼터 대상에 포함된다.
서폴드는 2016~2018년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3시즌을 보낸 뒤 2019년 한국에 왔다. 당시 신규 외국인 선수 상한액 100만 달러를 꽉 채워 왔고, 첫 해 31경기(192⅓이닝) 12승11패 평균자책점 3.51 탈삼진 135개로 에이스 역할을 했다. 130만 달러에 한화와 재계약한 서폴드는 2020년 28경기(165이닝) 10승13패 평균자책점 4.91 탈삼진 97개로 성적이 떨어졌다. 2년 연속 재계약은 실패했지만 한화 역사상 유일하게 2년 연속 10승을 거둔 외국인 투수로 확실한 이닝 소화 능력을 보여줬다.
이후 서폴드는 미국에 가지 않고 고국 호주에서 커리어를 이어갔다. 2021~2022시즌을 제외하고 올해까지 4시즌을 호주리그에서 던지고 있다. 지난 시즌 선발 10경기(49⅓이닝) 2승3패 평균자책점 4.74 탈삼진 43개에 그쳤지만 올해 불펜으로 보직을 바꿔 14경기(19⅓이닝) 2승2홀드 평균자책점 2.79 탈삼진 24개로 호투 중이다.
지난해 11월 열린 WBSC 프리미어12에도 호주 대표팀으로 참가한 서폴드는 B조 조별리그 도미니카공화국전 선발로 나서 3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 노히터 호투로 5-0 승리 발판을 마련했다. 이어 한국전에도 4회 구원으로 나와 2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1실점으로 막았다.
1990년생으로 35세인 서폴드는 전성기가 지났지만 불펜이나 스윙맨으로 충분히 쓰임새가 있다. 물론 서폴드의 마음도 중요하다. 5년 전 130만 달러 고액 연봉을 받았는데 20만 달러에 만족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다만 호주리그는 시즌이 두 달 반으로 짧고, 상업성이 떨어져 선수들의 급여가 낮다. 호주리그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호주 달러 기준 7만3648달러(약 6634만원)로 최고 8만8230달러(약 7947만원). 이에 비해 미국 달러 기준 20만 달러(약 2억8686만원)는 3배 이상 금액으로 충분히 금전적인 메리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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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학([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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