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나쁘다"던 트럼프, 러엔 "사랑한다"…관세 협박 온도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향해 “만약 (종전)협상을 하지 않는다면 높은 수준의 세금과 관세, 제재를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스스로 “가장 아름다운 말”이라고 했던 관세 부과를 무기로 러시아에 종전을 압박한 모습이다.
“쉬운 방법으로 하자…이젠 협상의 시간”
그는 “쉬운 길과 어려운 길이 있는데 쉬운 길이 더 낫다”며 “더 이상 생명을 잃는 일은 없어야 하고, 이제 협상(deal)을 할 시간”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협상의 구체적 방안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경제가 무너지는 러시아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매우 큰 호의를 베풀겠다”며 ‘채찍’인 관세와 ‘당근’ 격인 경제적 지원을 함께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는 전날만 해도 “푸틴은 잘 못하고 있다. 러시아가 더 크고 잃을 병력도 많지만, 국가는 그렇게 운영하는 게 아니다”며 푸틴을 직접 비판했었다. 이날 트럼프가 꺼낸 유화적 발언은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트럼프 특유의 ‘강온전략’으로 해석된다.
‘관세’ 안 먹히는 러시아…“북은 핵보유국”
특히 트럼프가 ‘협상의 만능키’로 여기는 관세는 러시아에는 효과를 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11월까지 미국과 러시아의 무역 규모는 34억 달러(약 4조8900억원) 수준이다. 같은 기간 7000억 달러(약 1006조원)의 교역량을 기록한 캐나다는 트럼프의 ‘25% 관세 부과’ 방침에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물러날 정도의 타격을 입었지만 러시아는 상황이 다르다는 얘기다.
게다가 트럼프가 언급한 핵보유국 인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사실상 전략적 목표로 삼아왔던 내용이다. 그래서 "만약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한 상태에서 대화가 재개될 경우 대북 협상의 목표는 비핵화가 아닌 핵감축 또는 동결을 전제로 한 제재 완화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핵보유국’ 언급에…북 “트럼프 취임” 보도
그러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유럽 동맹국들은 푸틴을 억제할 충분한 병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미국이 없다면 유럽의 그 누구도 위험을 감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과 러시아를 옹호하며 사실상 유럽은 유럽 스스로 지키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 우려를 표한 말로 해석된다.
강태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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