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 인력에 한숨이 난다…재정비 급한 '9개 LCC 체제'
제주항공 참사 그후…저비용 항공사 ‘시험대’
정비사 수 ‘대형사 60% 불과’…늘리려 해도 숙련 인력 부족
중앙일보가 국내 LCC 항공사 9곳을 대상으로 신규 항공기 도입을 조사한 결과 신규 항공기 도입이 예정된 곳은 3곳에 불과했다. 장거리 취항을 늘리고 있는 에어프레미아와 티웨이항공, 지난해부터 다시 운항을 시작한 이스타항공이다. 나머지 LCC들은 현재 기단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정근영 디자이너](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5/01/21/bd1e3ac1-cf7a-4e2a-b805-845cf5f505a9.jpg)
LCC 업계는 부족한 정비사 수를 최우선으로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국토교통부 항공 종사자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대한항공은 항공기 1대당 정비사 수가 17명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았고, 아시아나항공이 1대당 16명으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LCC 정비 인력은 대형 항공사 대비 60% 수준에 그친다. 국내 1위 LCC인 제주항공의 경우 항공기 1대당 11명의 정비사를 보유하고 있다. 다른 LCC인 티웨이항공 역시 항공기 1대당 정비사는 11명으로 비슷한 수준이다.
![차준홍 기자](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5/01/21/c5214d9b-6f5d-4de0-b2b3-7e01bca1c5cd.jpg)
문제는 숙련된 정비 인력을 확보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LCC들이 공격적으로 항공기를 늘리는 만큼 그 수요를 채워줄 수 있는 항공 정비사 등 전문 인력이 국내엔 부족하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총장은 “국내 정비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산학 협력을 위한 인재 양성”이라며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항공사, 대학이 전문인력 확보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면허 남발한 국토부 책임론…“항공 안전감독 더 강화해야”
![차준홍 기자](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5/01/21/074853a9-5934-40b7-86bc-d19f62038a4b.jpg)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발간한 2023년 항공백서를 보면 항공사 상시 안전감독 횟수는 2022년 2064건에서 2023년 3133건으로 51% 증가했다. 지난해엔 코로나19 이후 항공 수요가 급격히 회복되면서 항공안전감독관들의 점검 횟수가 더 늘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그사이 항공안전감독관 수는 2022년 28명에서 2024년 30명으로 2명 증가에 그쳤다.
얀 브뤼커(Jan Brueckner)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어바인캠퍼스 경제학과 석좌교수는 “미국의 모든 항공사는 정부 주도하에 엄격한 정비 요건을 준수하고 있다”며 “이는 안전한 비행을 보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사고를 통해 한국 정부가 항공사들에 대한 안전감독을 더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 LCC 출범 앞두고 눈치게임 시작=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탄생하는 통합 LCC 출범도 국내 LCC 업계에선 큰 변화 중 하나다. 통합 진에어는 출범 즉시 항공기 58대를 보유한 국내 1위 LCC가 된다. 2위 제주항공(41대)과도 격차가 커진다. 삼일PwC가 최근 발간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에 따른 항공업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통합 진에어는 시장 점유율 1위(41%)에 오르며 대형화에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통합 진에어, 시장 파장 클듯…‘LCC 눈독’ 대명소노 변수도
![차준홍 기자](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5/01/21/ac3c0e79-5596-4d8e-a30f-e31e5ea6525d.jpg)
대명소노그룹은 왜 LCC에 눈독을 들이는 걸까. 항공업계에선 서준혁 대명소노그룹 회장이 호텔 리조트 산업과 항공산업 간의 시너지를 노리는 것으로 분석한다.
대명소노그룹은 국내에만 총 18개의 호텔과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총 5개의 호텔을 운영 중이다.
![정근영 디자이너](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5/01/21/85317db2-87ba-44f8-81c2-d38ffcfc8dd5.jpg)
대명소노그룹에서 항공업 진출을 주도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임원 A씨는 사실상 항공업 진출이라는 사실이 명확해진 만큼 당분간은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내부에서는 규모가 작은 에어프레미아를 먼저 인수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고 이후 안정적인 경영이 이뤄지면 추후 티웨이항공 인수도 검토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브뤼커 교수는 큰 변화가 예상되는 국내 LCC 환경에 대해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우선 이번 제주항공 사고와 관련, 소비자들에게 잃은 신뢰를 찾아야 한다는 점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안전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라는 조언도 나왔다. 이 밖에 국내 LCC 업계가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본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영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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