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휴전 들어가지만 이스라엘 내홍 탓 '전쟁 불씨' 여전
네타냐후 달랬지만 일부 극우 내각사퇴 시사…입지 흔들 트럼프 종전압박 속 1단계 휴전 끝나는 43일째가 중대고비
네타냐후 달랬지만 일부 극우 내각사퇴 시사…입지 흔들
트럼프 종전압박 속 1단계 휴전 끝나는 43일째가 중대고비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이스라엘 내각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휴전 합의를 최종 승인하며 휴전이 초읽기에 들어갔지만 일부 극우 장관들이 완전한 종전에는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휴전이 유지될지 의문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안팎의 글로벌 미디어들에서는 이스라엘 정부의 가자 휴전 승인에도 이스라엘 내부 정치에 남아있는 깊은 분열 때문에 휴전 합의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이번에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합의한 휴전안은 양측이 우선 42일간 교전을 중단하고 이 기간에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인질 33명과 이스라엘에 수감된 팔레스타인 죄수 수백명을 교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약속한 42일이 지난 뒤에 이뤄질 휴전 2·3단계 절차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휴전이 시작되고 16일째 되는 날부터 남은 인질 석방과 영구 휴전 등의 의제를 포함한 휴전 2·3단계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CNN은 이번에 이스라엘 내각이 승인한 휴전안에서는 우선 42일간의 일시 교전 중단을 골자로 한 1단계 휴전에 관해서만 합의가 된 만큼 이것만으로는 전쟁의 영구 종식이나 나머지 인질 60여명의 석방을 보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단계 이후 휴전의 이행 여부는 현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극우 연정 파트너, 그리고 야당 간의 정치적 분열이 심화하고 있는 이스라엘 내부 정치 상황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네타냐후 총리가 이번에 합의한 휴전안 내용은 그가 1년 가까이 강하게 반대해왔던 하마스 측 제안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다만 이스라엘군의 작전으로 하마스의 군사력이 크게 약해지긴 했지만, 네타냐후 총리가 약속해 온 '완전한 승리'를 달성한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급작스럽게 입장을 뒤집고 휴전안에 합의하자 네타냐후 총리 연정의 극우 파트너들은 강하게 반발하며 연정 탈퇴도 시사하고 있다.
극우 정당 '유대의 힘'을 이끄는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이날 오전 성명에서 "나는 네타냐후 총리를 사랑하며 그가 계속 총리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확실히 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번에 서명된 합의는 재앙이기 때문에 나는 (내각을)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벤그비르 장관은 이대로 휴전안이 내각의 최종 승인을 받으면 그가 이끄는 유대의 힘 정당도 연정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밝힌 상황이다.
CNN은 '유대의 힘'의 탈퇴만으로 네타냐후 총리 연정이 무너지진 않겠지만 문제는 또 다른 극우 세력인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도 뒤따라 연정에서 탈퇴하는 경우라고 짚었다.
스모트리히 장관은 가자지구 교전이 영구히 중단되어서는 안되며, 42일간의 1단계 휴전이 종료되고 나면 전쟁을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만약 스모트리히 장관까지 네타냐후 총리에게서 등을 돌린다면 이는 연정의 붕괴와 네타냐후의 총리직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명운은 그의 라이벌인 야권 지도자 야이르 라피드의 손에 달리게 되는데, 네타냐후 총리 입장에서 이것만큼은 반드시 피하고 싶은 '최악의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휴전 합의 직전까지 스모트리히 장관과 최소 두 차례 면담을 가지는 등 그의 지지를 얻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15일에도 휴전안 합의 사실을 발표한 직후 하마스가 석방될 팔레스타인 죄수 명단과 관련해 약속을 어기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몇시간 동안 합의 이행을 중단시켰는데, 이를 두고도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 국내 극우 여론을 달래기 위해 강경한 모습을 연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결국 연정의 핵심축을 이루는 극우정파들에 대한 네타냐후의 설득이 통할지는 휴전이 2단계를 넘어 지속될지를 좌우할 주요 변수로 주목되는 것이다.
오는 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존재는 네타냐후 총리의 극우정파 설득을 강압하는 요소다.
그간 가자지구 전쟁을 포함한 국외의 전쟁을 단숨에 종식시킬 것이라고 공언해 온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면 네타냐후 총리에게 휴전 다음 단계를 이행할 것을 강하게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네타냐후 총리는 그간 또 다른 동맹이 될 수 있는 트럼프 당선인의 존재를 믿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휴전 압박은 무시해왔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는 입장으로 몰리고 있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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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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