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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실업급여 신청자 10만명 돌파…고용 한파 매섭다

얼어붙은 고용시장
신규 근로자(고용보험 가입자)는 줄고, 실직자(실업급여 청구)는 느는데, 일자리 문턱은 높아지고 있다. 고용 행정 관련 모든 지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 수준으로 나빠졌다. 고용이 과열 조짐을 보이는 미국과는 정반대다.

13일 고용노동부의 ‘12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고용보험 상시가입자 숫자는 1531만1000명으로 지난해 12월보다 15만9000명(1.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증가 폭은 12월 기준으로는 2003년(5만3000명 증가) 이후 21년 만에 최저다. 새롭게 직업을 구한 근로자가 예전만큼 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신재민 기자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에선 17개월째 감소 중이고, 제조업 역시 외국인 가입자를 제외하면 내국인 가입자는 15개월째 내리막이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제조업은 구조적으로 업황이 악화일로고, 건설업은 현재 내수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업종”이라고 설명했다.

천경기 고용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과거 카드대란이나 금융위기 같은 큰 위기가 있을 때보다 낮은 가입자 증가율”이라면서도 “65세 이상 근로자는 신규 고용 보험 가입이 안 되는데, 구조적으로 15~64세 생산인구가 줄고 있어 고용보험 가입자 숫자가 과거처럼 늘기 쉽지 않은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우려되는 건 일자리를 잃고 실업급여(구직급여)에 기대는 사람들도 많아졌다는 점이다.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자 수(53만1000명)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59만9851명)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재민 기자
특히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전년 동월 대비 9% 늘어난 10만1000명으로, 12월 기준으로는 코로나19 사태 때인 2020년 이후 최대다. 건설업에서 4만6000명, 제조업에서 2만명이 늘어나 신규 신청자 급증세를 견인했다.

실업자는 많아지는데 일자리는 수요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구인배수는 0.40으로 전년 동월(0.54)보다 0.14포인트 하락했다. 구인자는 10명인데 일자리 숫자는 4개밖에 없다는 의미다. 구인배수는 워크넷을 이용한 구인·구직만 포함하는 지수로 고용시장의 수요·공급 흐름을 파악하는 데 쓰인다. 고용노동부의 ‘2024년 하반기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채용 계획 인원은 52만70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3만3000명(5.9%) 줄었다.

반면 지난달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보다 25만6000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5만5000명)를 큰 폭으로 상회한다. 앞서 11월(22만7000명)은 물론 지난해 2~3분기 월평균 증가 폭(약 15만명)과 비교해도 많다. 한미 고용시장의 온도 차를 가른 건 내수다. 미국의 지난해 3분기 경제성장률은 3.1%(전기 대비 연율)로, 2분기(3%)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3%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에서 ‘내수 부진 → 고용 악화 → 내수 부진’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날까 우려하고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건설업이 부진한 데, 건설업은 재취업이 힘든 일용직 근로자가 많아 우려된다”며 “고용 상황이 악화하면 당연히 소비지출도 줄어들기 때문에 금리 인하나 빠른 재정 집행으로 내수 회복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유빈 실장도 “향후 일자리가 상황이 안 좋아지면 도소매·서비스업 등으로 번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연주.정진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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