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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그 남자를 따라가지 않았다면…뮤지컬 ‘이프덴’이 그리는 평행우주

39살의 엘리자베스는 10년간의 결혼 생활을 끝내고 뉴욕으로 돌아온 '돌싱' 취준생이다. 이혼으로 모든 것이 리셋된 그의 삶에는 무한한 선택지가 펼쳐져 있다. 새로운 연인을 만날 수도, 학업이나 일을 시작할 수도 있다.

뮤지컬 이프덴 공연 사진. 이혼 후 뉴욕에 돌아온 엘리자베스는 우연한 기회를 잡아 도시계획 전문가로서의 꿈을 실현하게 된다. 사진 쇼노트
돌아온 엘리자베스를 반갑게 맞아 준 것은 대학 동창 루카스와 이웃 케이트. 루카스는 뉴욕에 돌아온 엘리자베스에게 청년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한 시위에 가자고 제안하고, 케이트는 언더그라운드 밴드 공연에 가자며 손을 이끈다. 그리고 이날의 사소한 결정은 훗날 엘리자베스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는다.

‘만약 그때 그 남자를 만나지 않았다면…’ 뮤지컬 ‘이프덴’은 누구나 한 번쯤 품어봤을 법한 질문으로 시작된다. 극은 주인공 엘리자베스가 자신의 선택에 따라 펼쳐지는 두 가지 인생을 경험하며 인생의 의미를 탐구하는 여정을 그렸다.

케이트를 따라 밴드 공연에 간 엘리자베스는 우연히 군의관 조쉬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두 아이의 엄마로 살아간다. 루카스를 따라 시위에 나간 엘리자베스는 뉴욕시 도시 계획 책임자라는 꿈의 직업을 갖게 되고 직장에서 승승장구하지만 가정을 이루지는 못한다.
우연히 엘리자베스의 삶에 나타난 군의관 조쉬는 그녀의 인생 계획을 송두리째 바꿔 놓는다. 사진 쇼노트

두 갈래 길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건 무대 위 음악이다. 팝, 블루스, 록, 재즈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는 음악이 다소 평범해 보일 수 있는 엘리자베스의 삶에 다채로운 색을 더했다.

영웅적 인물을 중심으로 하는 기존 뮤지컬의 흥행 공식과 달리 39세 '돌싱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일과 사랑이라는 동시대의 고민을 녹여낸 점도 돋보인다. 임신과 육아의 고충, 직장과 인간관계의 어려움 등 현대인 대부분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가 작품 전반에 녹아들었다.

군의관의 부인과 성공한 커리어 우먼, 두 개의 평행 우주에는 각각의 기쁨과 슬픔이 있다. 극은 가지 않은 길을 아쉬워하기보다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담하게 던진다. 어떤 길이든 늘 행복할 수 없듯, 늘 불행한 길도 없기에.

엘리자베스의 친구이자 동성 커플인 케이트와 앤, 오랜 친구인 루카스와 스티븐 등 주변 인물들도 모두 각자의 서사로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든다.

뮤지컬 이프덴 공연 사진. 사진 쇼노트

'이프덴'은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로 토니상과 퓰리처상을 받은 미국의 극작가·작사가인 브라이언 요키와 작곡가 톰 킷 콤비가 2013년 함께 만든 작품. 이듬해 뉴욕 브로드웨이에 진출했고, 뮤지컬 수록곡은 발매 직후 브로드웨이 앨범 차트 1위와 '빌보드 200' 19위에 오르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2022년 초연했고 이번이 두 번째 시즌이다.

이번 시즌에는 엘리자베스 역에 정선아·김지현·린아, 루카스 역에 송원근·박정원·최석진, 조쉬 역에 신성민·진태화가 발탁됐다.

공연은 3월 2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볼 수 있다.

홍지유([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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