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새해 첫날 딸한테 절할 줄은…" 참사 현장서 차례 지낸 유족들

무안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 유족들이 사고 나흘 만에 현장을 찾았다. 새해 첫날인 이날 유족들은 검게 그을린 비행기 잔해 앞에 국화를 헌화하고 차례를 지냈다.

1일 오전 박한신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무안국제공항에서 브리핑을 열고 “사고 현장으로 유족들이 전원 이동할 예정”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사고 현장) 앞에서 귤과 떡국이라도 두고 제사를 지내거나 절이라도 할 수 있게 했다. 이 시간이 오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1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유가족들이 제를 지내고 있다. 장진영 기자

브리핑이 끝난 뒤 오전 10시 30분쯤부턴 무안국제공항 2층에 버스가 속속 들어왔다. 16대의 버스가 700여명의 유가족을 사고 현장으로 운송하기 위해 준비됐다. 이후 1번 텐트에 머무는 유족부터 순서대로 가족당 최대 4명까지 차량에 올랐다. 유족들이 탄 버스는 11시 15분쯤부터 사고 현장에 차례로 도착했다.
1일 오전 무안 제주항공 참사 현장에 여객기 좌석 등 잔해가 흩어진 가운데 인근 외벽 밖에 소주 두병과 호떡이 놓여있다. 박종서 기자
파일럿 지망생이라는 한 시민이 남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분들의 명복을 빈다. 안전하게 착륙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주신 기장님, 부기장님 존경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제주항공 참사 현장에 남겼다. 박종서 기자
유족들의 사고 현장 방문이 계속되면서 공항 활주로 외벽 너머로 통곡하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사고로 딸을 잃은 A씨는 “현장을 보고 난 뒤 더 참담한 심정이다. 이렇게라도 (현장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새해 첫날 딸을 위한 절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친구를 떠나 보낸 B씨는 “친구 아버지가 현장에 다녀오시고 ‘이렇게라도 우리 애가 탔던 비행기 가까이 가봤으니 됐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 인근에는 시민들의 추모 물결도 이어졌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사고 현장 인근 철조망 앞엔 시민들이 희생자를 위해 준비한 술, 황태포 등 음식과 편지가 30m 넘게 놓였다. 파일럿 지망생이라는 한 시민이 남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분들의 명복을 빈다. 안전하게 착륙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주신 기장님, 부기장님 존경한다’는 내용의 편지가 철조망에 걸린 채 바람에 흔들렸다. 줄지어 현장을 찾은 시민들은 멍하니 비행기 잔해 등이 놓인 현장을 바라봤고, 손을 모아 기도를 하기도 했다.
1일 오전 무안 제주항공 참사 현장. 막걸리 한 병을 들고 현장을 찾은 정영목(63)씨는 “보통 새해엔 해맞이를 갔는데 오늘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난 희생자들의 영혼을 위로하러 오게 됐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1일 오전 제주항공 참사 현장 앞. 영암 지장사 주지인 수안 스님이 사고 현장을 바라보고 있다. 박종서 기자
이날 오전 목포에서 사고 현장을 찾은 정영목(63)씨는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기 위한 마음의 표현으로 막걸리 한병을 준비했다”며 “보통 새해엔 해맞이를 갔는데 오늘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난 희생자들의 영혼을 위로하러 오게 됐다”고 말했다. 영암 지장사 주지인 수안 스님은 “유가족에게 위로를 전하고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빌고자 왔다. 새해 첫날임에도 새해 분위기를 만끽할 수 없는 유족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박종서.노유림.조수진([email protected])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