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딸한테 절할 줄은…" 참사 현장서 차례 지낸 유족들
무안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 유족들이 사고 나흘 만에 현장을 찾았다. 새해 첫날인 이날 유족들은 검게 그을린 비행기 잔해 앞에 국화를 헌화하고 차례를 지냈다.1일 오전 박한신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무안국제공항에서 브리핑을 열고 “사고 현장으로 유족들이 전원 이동할 예정”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사고 현장) 앞에서 귤과 떡국이라도 두고 제사를 지내거나 절이라도 할 수 있게 했다. 이 시간이 오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브리핑이 끝난 뒤 오전 10시 30분쯤부턴 무안국제공항 2층에 버스가 속속 들어왔다. 16대의 버스가 700여명의 유가족을 사고 현장으로 운송하기 위해 준비됐다. 이후 1번 텐트에 머무는 유족부터 순서대로 가족당 최대 4명까지 차량에 올랐다. 유족들이 탄 버스는 11시 15분쯤부터 사고 현장에 차례로 도착했다.
사고 현장 인근에는 시민들의 추모 물결도 이어졌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사고 현장 인근 철조망 앞엔 시민들이 희생자를 위해 준비한 술, 황태포 등 음식과 편지가 30m 넘게 놓였다. 파일럿 지망생이라는 한 시민이 남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분들의 명복을 빈다. 안전하게 착륙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주신 기장님, 부기장님 존경한다’는 내용의 편지가 철조망에 걸린 채 바람에 흔들렸다. 줄지어 현장을 찾은 시민들은 멍하니 비행기 잔해 등이 놓인 현장을 바라봤고, 손을 모아 기도를 하기도 했다.
박종서.노유림.조수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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