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데이' 요청했는데…관제탑은 5분뒤 소방대 출동지시
무안공항 제주항공 착륙 사고 당시 공항 관제탑이 사고 가능성을 인지했지만 공항 소방대 출동을 늦게 지시한 정황이 있어, 향후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중앙일보가 확인한 무안국제공항 소방대 출동 시간 현황에 따르면, 무안공항 관제탑은 항공기가 오전 9시 3분 활주로 외벽에 충돌한 직후인 9시 4분에 공항 소방대에 출장을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대는 출동 접수 뒤인 오전 9시 5분 현장으로 출동했다.
앞서 국토교통부 사고조사위원회가 발표한 제주항공 조종사의 메이데이(조난신호) 요청 시각은 소방대 출동 시점보다 6분 전인 오전 8시 59분이다. 이후 제주항공 항공기는 4분만인 오전 9시 3분경 최종 충돌했다. 상황을 정리해보면 무안공항 관제탑은 항공기가 충돌한 이후 소방대 출동을 지시한 것이다.
소방대는 출동과 동시에 오전 9시 6분에서 32분 사이 관내 모든 소방서와 병원에 긴급 연락을 취했다고 밝혔다. 출동 뒤 큰불 진압에 성공한 건 오전 9시 45분이라고 보고했다.
항공안전 전문가들은 무안공항의 초기 대처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평가했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 A씨는 “항공기 사고의 경우 발화성이 높은 항공유로 인해 초기 화재 진압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빠른 출동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동체 착륙의 경우 대형 화재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기체가 1차 착륙에 실패했을 때 공항 관제탑이 공항소방대를 선제적으로 활주로 인근에 출동시켜 대응했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윤식 가톨릭관동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무안공항의 경우 조종사가 광주공항과 교신하다 착륙 직전 무안공항으로 주파수를 변경하는 공항이라 돌발 상황에 대처할 시간이 부족했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항공기 기체 결함으로 동체 착륙을 시도하면 해당 공항에서는 특수 제작된 거품을 활주로에 뿌려 기체 착륙 시 충격이 덜 가도록 돕는다. 하지만 이번 사고에는 이런 절차가 없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무안공항 소방대에는 소방차 3대, 지휘차 1대, 응급차 1대 등을 보유 중이다. 전체 인력은 35명으로 4조 2교대 근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영우.김하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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