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 새둥지 찾은 KB손해보험, 첫 경기 승리로 4위 등극
경기 전 기자회견을 위해 들어선 마틴 블랑코 남자배구 KB손해보험 감독대행은 농담을 던졌다. 인체해부 모형이 있는 강의실이 임시 기자회견장으로 마련됐기 때문이다.
22일 열린 KB손해보험과 한국전력의 2024~2025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경기는 경기도 의정부 경민대 체육관에서 열렸다. 기존 의정부체육관이 안전 문제로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다. 두 차례 홈 경기를 인천과 안산에서 치른 KB손해보험은 이날부터 2월까지 경민대를 쓰기로 했다. KB 구단은 "홈 팬들을 위해 의정부 내에서 치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경기장 시설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바닥에는 KB손해보험을 상징하는 노란색과 회색 코트가 깔렸다. 블랑코 감독대행은 "구단에서 새로운 경기장을 마련해줘서 감사하고 기쁘다. 홈 경기장 같은 느낌을 받았다. 코트와 높이도 완벽하다"고 했다.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도 "볼 속도나 적응 문제는 크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팬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시야방해석을 제외한 전 관람석(1500석)이 매진됐다.
그러나 경기력은 점점 올라가고 있다. 나경복, 황택의가 전역한 뒤 합류했고 오프시즌 영입한 베테랑 박상하와 트레이드로 데려온 차영석이 힘을 보탰다. 1라운드 1승 5패에 그쳤지만, 2라운드에선 3승 3패를 거뒀다. 3라운드 초반 3경기에서도 2승 1패를 따냈다.
그리고 새 안방에서 치른 첫 경기도 승리로 장식했다. KB손해보험은 한국전력을 세트 스코어 3-0(25-17, 25-23, 25-22)으로 이겼다. 안드레스 비예나가 블로킹 4개 포함 양팀 통틀어 최다인 19점을 올렸다. 세터 황택의는 서브득점 2개, 블로킹 3개를 잡아내며 6득점을 기록했다.
블랑코 대행은 "경기 하나하나에 집중하자고 했다. 우리가 코트 안에서 보여야 할 부분들만 생각하자고 했다. 결과는 코트 위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블로킹 싸움에서 우세(11-7)를 보인 데 대해서는 "상대 분석을 철저히 하려고 노력했다. 그게 블로킹과 수비에서 결과로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비예나는 "이상한 느낌이고, 아직 적응되진 않았다. 승리를 따낼 수 있어서 기분 좋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앞으로 남은 경기가 많지만 더 많은 변화들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팀은 리그 초반 어려움이 있었다. 새로운 선수들이 합류했기 떄문이다.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극복해 나가고 손발을 맞추면서 상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황경민은 "어제 연습을 처음 했는데, 의정부체육관이랑 구단에서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어주고 팬들도 많이 와주셔서 어려움은 없다"고 했다. 이어 "저희 연고지가 의정부이기 때문에 경기를 하는 게 맞고, 다른 지역에서 하는 것보다는 의정부 구단으로서 자부심을 생각해도 낫다"고 말했다.
김효경([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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