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 나와" 김민교·아이유 SNS는 댓글전쟁…이승환은 로펌 선임
"민교님도 CIA(미국 중앙정보국)에 신고할게요. 미국 입국하는 거 전혀 문제 없겠죠? 정치성향 다 긁어서 미국 보내주면 그 사람들이 알아서 판단하겠죠."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를 풍자한 개그를 지난 19일 선보인 배우 김민교의 인스타그램엔 이 같은 댓글이 최근 달렸다. 21일 그의 인스타그램을 보면 "좌 편향 선동이다" "선택적 정의 토 나온다"처럼 비난 댓글도 적지 않다. "계엄령 사고 사망자 0명. 개물림 사고 사망자 1명"이라며 2020년 김민교가 키우던 반려견에 80대 여성이 물려 숨진 사건을 언급하는 이도 있었다.
김민교의 인스타그램 댓글 창은 옹호·비판 댓글로 뒤섞인 상태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를 패러디한 동영상을 공개한 그에게 "모독"이라는 질타와 "속이 시원하다"는 칭찬이 엇갈리고 있다.
이처럼 현 시국에 목소리를 내는 연예인의 SNS에선 최근 '댓글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정치적 성향을 이유로 연예인을 공격하는 악플(탄핵 반대 측)과 연예인 편을 드는 댓글(탄핵 찬성 측)이 맞붙으면서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일대 몇몇 가게에 선결제했다고 밝힌 가수 아이유(본명 이지은)가 대표적이다. 아이유 인스타그램을 보면 "너무 실망했다. 민주주의에서는 두 가지 의견이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깨어있는 시민인 척하지 말라"와 같은 반대 댓글과 "응원한다" "지혜로운 영향력이다"와 같은 찬성 댓글이 함께 잇따르고 있다. 공격성 댓글이 달리면 이를 연예인이나 다른 이가 볼 수 없도록 선플(선의의 리플)을 집중적으로 다는 움직임도 일어나는 상황이다.
탄핵에 대한 찬반 의견이 실제 충돌로 번질 우려도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에 공개적으로 찬성하는 가수 이승환은 이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오는 25일 구미 콘서트 관객은 인근에서 예정된 집회·시위에 일체 대응하지 말아 주길 부탁한다"며 "일정한 물리적 거리도 유지하고, 그분들을 자극할 행동 역시 가능하면 삼가달라"고 당부했다. 이는 법무법인 측의 명의로 올라온 공지다. 25일 예정된 경북 구미 이승환의 콘서트를 놓고 일부 보수단체는 '취소하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법무법인 해마루는 "구미 공연 참석 관람 과정에서 피해가 발생하면 알려달라. 피해 복구를 위한 법적 절차를 담당하겠다"고 덧붙였다. 법적 대응과 관련한 일체 법률 비용은 이승환이 부담한다고 해당 법무법인은 설명했다.
탄핵 여론이 찬반으로 엇갈리면서 일각에선 시민 사이 갈등도 빚어지고 있다. 이달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촛불 집회를 통해 '선결제'가 집회 문화로 새롭게 떠올랐는데, 일부 식당·카페에는 탄핵에 반대하는 일부 네티즌이 온라인에서 '별점 테러'를 벌인다고 알려졌다. 선결제는 상품 수령자를 정해 놓지 않은 주문 방식이다. 해당 점주들은 "선결제대로 커피나 음식을 집회 참가자에게 내줬을 뿐인데 우리가 나서서 탄핵을 찬성한 것처럼 비난받고 있다"며 곤란해 하고 있다고 한다.
시민의 공간인 서울 광화문 광장도 둘로 쪼개졌다. 21일 광화문 일대에선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결정을 촉구하거나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동시다발로 열렸다. 이날 양측에는 각각 수만 명에 달하는 인파가 몰렸는데, 1㎞ 거리에서 정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한때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아이돌 응원봉을 주로 든 탄핵 찬성 측은 '윤석열 대통령 즉각 파면'을, 태극기나 성조기를 흔들던 탄핵 반대 측은 '탄핵 반대, 이재명 구속'을 각각 외쳤다.
채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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