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사옥' 떠난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서촌에 둥지 튼다
아트센터 나비가 경복궁 서쪽에 위치한 서촌에 새 둥지를 튼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월 아트센터 나비는 SK본사가 위치한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24년만에 퇴거한바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혼소송 중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서촌에서 센터 운영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아트센터 나비는 최근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 주소지 이전을 완료했다. 이 건물은 아트센터 나비가 2014년에 매입한 한옥 건물이다. 이후 ‘나비미래연구소’라고 명명한 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세미나, 포럼 등을 개최하는 장소로 활용해왔다. 현재는 아트센터 나비 대표 주소로 등록, 주 사무실 겸 세미나 장소 등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아트센터 나비가 이전한 건물은 소규모 화랑과 갤러리가 밀집된 서촌의 좁은 골목에 위치한다. 아직 별도의 간판이 설치 돼 있지 않았으며, 문이 닫혀 있는 채로 일반 관람객은 받고 있지 않았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284.3㎡(약 86평) 대지에 132.23㎡(40평) 크기의 1층 건물이 마당과 함께 자리한다. 서린빌딩 사무실 면적이 560.3㎡였던 것에 비하면 내부 면적이 4분의 1수준으로 줄었다. 재계 관계자는 “미디어 아트 갤러리인 만큼 내부에 이전해야 할 작품이 따로 있었던 것이 아니라 큰 규모의 장소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었다”라며 “사무실 정도만 있으면 프로젝트식으로 활동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서울중앙지법은 SK이노베이션이 아트센터 나비를 상대로 제기한 부동산 인도 등 소송에 대해 “피고(아트센터 나비)는 부동산을 인도(퇴거)하고 손해배상금 10억4560만2810원을 지급하며, 지난해 4월 1일부터 부동산 인도 완료일까지 매월 249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노 관장 측은 이 판결에 대해 항소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퇴거를 결정했다. 이후 미술관은 지난 10월경 서린빌딩 사옥에서 간판을 내린 채 폐쇄했으나, 새로 이전한 장소가 한동안 공개되지 않았었다. SK이노베이션 측에 지급해야 할 손해배상금 등은 기존 사무실의 임대 보증금에서 차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에 개관한 아트센터 나비는 국내 최초 미디어아트 전문 전시관으로서 백남준, 박현기 등 미디어아트 선구자들과 협업해 다양한 전시를 열어왔다. 2004년 작가들의 작품을 사이버 갤러리에 올려두고 휴대폰으로 감상하는 ‘M(모바일)갤러리’를 처음으로 시도하는 등 새로운 도전을 통해 한국의 미디어 아트 저변을 넓혀왔다.
박해리(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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