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 7호골 못 봐주겠다'... 뻔뻔한 오심 주장 나왔지만→EPL 레전드 "동정 못할 의견일 뿐" 일갈
[OSEN=노진주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손흥민(32)의 놀라운 코너킥 득점 덕분에 카라바오컵 준결승에 진출했다. '오심' 논란이 뒤따르고 있지만 심각하게 다루어질 문제는 아니다.
토트넘은 지난 20일(한국시간)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카라바오컵 8강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4-3으로 꺾었다. 2007년 리그컵 우승 이후 이렇다 할 트로피가 없던 토트넘은 오랜만에 우승 기회를 잡았다.
현재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0위에 머무는 토트넘으로서는 카라바오컵이 실질적으로 우승을 노릴 만한 무대다. 이 대회에서 두 번만 더 이기면 우승인데, 그렇게 된다면 손흥민은 프로 데뷔 후 첫 팀 단위 공식 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리게 된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10년 가까이 뛰었지만 한 번도 우승한 경험이 없다. 대표팀에서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외에는 큰 타이틀이 없었다.
이날 토트넘은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최전방에 도미닉 솔란케를 세우고, 2선에 손흥민-제임스 매디슨-데얀 쿨루셉스키를 배치했다. 이브 비수마와 파페 사르가 중원을 담당했고, 수비라인은 제드 스펜스-아치 그레이-라두 드라구신-페드로 포로가 담당했다. 골문은 프레이저 포스터가 지켰다.
맨유는 3-4-2-1 전형을 꺼냈다. 라스무스 호일룬을 최전방에 세우고, 브루노 페르난데스-안토니를 2선에 배치했다. 미드필드에는 디오구 달로-마누엘 우가르테-크리스티안 에릭센-누사이르 마즈라위를 뒀으며, 리산드로 마르티네스-빅토르 린델뢰프-레니 요로가 수비, 알타이 바인드르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초반부터 토트넘이 흐름을 주도했다. 전반 15분 페드로 포로가 날린 중거리 슈팅을 맨유 골키퍼 바인드르가 제대로 막지 못하자, 솔란케가 재빨리 뛰어들어 선제골을 터트렸다.
맨유는 전반 22분 에릭센의 슈팅이 수비벽에 걸리며 동점 기회를 놓쳤다.
양 팀은 치열하게 기회를 엿봤지만 추가 득점은 후반 들어서야 나왔다. 후반 시작 직후 손흥민이 왼쪽 측면에서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흔든 뒤 매디슨에게 패스했다. 매디슨의 낮은 크로스가 상대 발에 맞고 흐르자 쿨루셉스키가 달려들어 골망을 흔들어 점수 차를 2-0으로 벌렸다. 후반 9분에는 스펜스의 긴 패스를 솔란케가 받아낸 뒤 깔끔한 슈팅으로 또 한 번 득점, 토트넘은 3-0으로 달아났다.
당황한 맨유는 안토니, 호일룬, 에릭센을 빼고 디알로, 지르크지, 마이누를 투입해 승부수를 띄웠다.
맨유가 2골 만회했다. 토트넘 골키퍼 포스터가 빌드업 실수를 범한 틈을 타 후반 18분 브루노가 공을 가로챘다. 최종적으로 지르크지가 공을 소유했고, 가볍게 득점에 성공했다. 후반 25분에도 포스터가 실수를 저질렀다. 공을 늦게 처리했고, 이를 보고 디알로가 눈치 빠르게 달려들어 기습 슈팅을 날렸다. 맨유는 2-3까지 쫓아갔다.
토트넘의 위기 상황에서 팀을 살린 건 손흥민이었다. 후반 43분 그는 코너킥 다이렉트 득점을 기록했다. 골문을 향해 기가막히게 휘어져 들어가는 슈팅을 날렸고, 공은 그대로 골문 구석에 꽂혔다. 상대 골키퍼 바인드르는 시야를 방해받았다며 항의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맨유는 후반 추가시간 에반스의 헤더 득점으로 한 골 만회했지만 경기는 토트넘의 4-3 승리로 마무리됐다.
경기 후 통계 사이트 ‘풋몹’은 손흥민에게 평점 7.9점을 줬다. 쿨루셉스키, 솔란케 다음으로 높은 점수다. 손흥민은 90분 동안 1골, 3회의 슈팅, 1차례 기회 창출, 드리블 성공 1회, 태클 성공 2회 등을 기록했다.
영국 ‘익스프레스’는 손흥민에게 “볼을 잡을 때마다 위협적이었고 결국 뒤늦은 득점으로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며 8점을 줬다. ‘풋볼 런던’과 ‘스퍼스 웹’도 손흥민에게 7점을 주며 “계속해서 돌파구를 찾으려 애썼고, 두 번째 골 장면에서 매디슨에게 공을 잘 연결했다. 코너킥으로 골문 안쪽을 향해 감아 넣은 골도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손흥민의 '환상 코너킥 골'을 맨유 골키퍼 바인드르는 인정할 수 없다며 주심에게 항의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바인드르는 손흥민이 차올린 공을 막으려는 순간, 토트넘의 미드필더 루카스 베리발에게 방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두 선수 사이에 몸싸움이 있었지만, 주심 존 브룩스는 이를 반칙으로 판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지나치게 따지던 맨유 주장 브루노 페르난데스에게 옐로카드를 꺼내 들며 대응했다.
이날 경기는 VAR(비디오판독) 없이 진행됐고, 대신 경기장 대형 스크린에 손흥민의 코너킥 득점 장면이 반복해 재생됐다. 맨유 선수들은 화면을 가리키며 오심을 주장했지만, 주심 브룩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손흥민의 골은 그대로 인정됐다.
영국 매체 ‘스카이 스포츠’에 따르면 '맨유 레전드' 게리 네빌은 “바인드르는 베리발이 자기 팔에 손을 댔다고 여기는 것 같다. 아마 베리발의 움직임에 방해받았다고 생각한 듯하다. 베리발이 왼손을 올리고, 바인드르도 오른손을 뻗는 과정에서 혼란스러운 상황이 됐다. 하지만 골키퍼가 수비수와 뒤엉켜 공을 놓치는 모습에 딱히 연민을 느끼지 않는다”라며 냉정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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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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