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녀 퇴치'로 하루 42억 번다…넷플보다 비싼 300초 막장극
2년여 전 중국서 처음 시작된 숏폼 드라마가 전 세계 콘텐트 플랫폼 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한국 막장 드라마도 울고 갈 초고속 전개와 폭발하는 도파민을 바탕으로 이미 중국과 미국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숏폼 드라마가 생소하다면 일단 아래 줄거리부터 보자.
#한다혜의 직업은 ‘불륜녀 퇴치사’. 재벌그룹 딸 유수연으로부터 “그룹 경영권을 쥔 남편 차성재에게 접근해달라”는 제안을 받고 200억원에 이를 수락했다(1️⃣화). 한다혜는 비서를 뽑는 차성재에게 접근해 위장취업한다. 한 달 넘게 차성재가 빈틈을 보이지 않자 야외 수영장에 가 비키니를 노출하는데(2️⃣화). 한다혜는 차성재를 붙잡고 발을 삐끗한 척 함께 물에 빠진다. 풀장 안에서 서로를 감싸 안은 두 사람. 한다혜가 입을 맞추려 하는데(3️⃣화)….
국내 숏드라마 앱 ‘탑릴스’에서 볼 수 있는 ‘불륜 퇴치사의 개미지옥’ 첫 3화의 내용이다. ‘불륜 청부 → 작전 개시 → 작전 수정 → 실패 위기’의 스토리 변주를 놀랍게도 총 300초(5분)에 다 담았다. 무료 제공되는 9화까지는 음모·과거사·폭력·복수 등 자극적 스토리가 쉼 없이 터져 나온다. 몰입감이 고조된 10화부터 회차 당 약 420원을 결제해야 볼 수 있다. 77화짜리 이 작품 하나를 완주하는데 드는 비용이 2만 8560원. 한 달에 콘텐트 수천개를 볼 수 있는 넷플릭스(스탠다드 월 1만3500원)와 비교하면 상당히 비싸다.
이렇게 비싼 콘텐트를 누가 볼까 싶지만, 미국과 중국에선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 숏폼 드라마 플랫폼인 ‘릴숏’은 누적 다운로드 수가 4500만회(6월 기준, 센서타워)를 넘어섰다. 카카오벤처스에 따르면 북미 지역에선 숏드라마 톱3 앱의 일일 매출이 300만 달러(약 42억원)에 달한다. 유튜브의 3분의 2를 넘어선 수치다. 숏폼 드라마 출시를 저울질하는 틱톡은 이 시장 규모가 100억달러(약 14조원)를 넘어설 거라고 자체 전망하고 있다.
숏폼 드라마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업계에선 “스토리 자체가 들숨에 키스하고 날숨에 이혼하는 정도로 전개되어야 한다”고 말하는데, 도파민 폭발하는 요소만 넣으면 다 흥행할까? 국내에선 게임사 네오리진의 자회사가 운영하는 ‘탑릴스(3월 출시)’부터 오디오 라이브 업체 스푼랩스가 운영하는 ‘비글루(7월)’까지 10여개 플랫폼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어떤 생각으로 이 시장에 뛰어든 걸까. 게임사 크래프톤은 숏폼 스타트업 비글루에 12000억원을 투자했다는데, 그 이유는? 중독성 있는 콘텐트에 대한 우려의 시선과, 그럼에도 이 시장이 성장할거라고 보는 이유까지, 다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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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숨에 키스, 날숨에 이혼” 100초 K-숏드라마의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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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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