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계엄 쇼크에 시장 휘청…경제 흔들림 없도록 만전 기해야
시장은 혼돈 그 자체였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이날 오전 7시30분까지 증시 개장 여부를 고심했다. “무제한 유동성 공급”을 천명하고, 50조원에 이르는 시장 안정 자금을 동원해 방어선을 구축했다. ‘6시간 비상계엄’ 뒷수습에 수십조원의 돈을 쏟아붓게 된 것이다.
계엄의 후폭풍은 우리 경제에 ‘퍼펙트 스톰’이 될 수 있다. 한국 경제는 이미 사면초가의 상황이다. 내수 위축에 따른 경기 침체와 반도체 등 주력 산업 부진으로 수출도 힘을 잃어 가며 저성장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며 글로벌 공급망에서 배제될 위험도 있다. 계엄 사태가 투자처로서 한국을 꺼리게 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일단 시장은 안정을 찾아가는 듯하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관계자가 “비상계엄 사태가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에 별 영향이 없다”고 하고,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가 “한국의 민주주의 회복력에 고무되고 있다”고 밝히는 등 대외 여론도 나아지고 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금융·외환 시장 및 거시경제 전반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정책 불확실성을 줄이는 한편 시장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기업과 가계 등 경제 주체도 각자의 자리에서 경제 일상 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노동계도 정치 투쟁을 위한 총파업보다는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야 한다. “정치적 갈등이 장기화하면 국가 신용등급에 부정적일 수 있다”는 무디스의 지적을 되새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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