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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트럼프 당선 날개 달고 '10만 달러 시대' 열었다

2010년 5월 1만개에 피자 두 판 첫 거래→1개에 피자 3천판 미 대선 후 45%↑…SEC 위원장 등 친가상화폐 인사 전진 배치 사기·투기 수단→"금의 경쟁자" 격상…"50만달러 간다" 기대도

비트코인, 트럼프 당선 날개 달고 '10만 달러 시대' 열었다
2010년 5월 1만개에 피자 두 판 첫 거래→1개에 피자 3천판
미 대선 후 45%↑…SEC 위원장 등 친가상화폐 인사 전진 배치
사기·투기 수단→"금의 경쟁자" 격상…"50만달러 간다" 기대도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4일(현지시간) 마침내 '10만 달러 시대'를 열었다.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 이날 오후 9시 40분(서부 시간 오후 6시 40분) 비트코인은 10만 달러선을 '터치다운'했다.
2009년 1월 비트코인이 처음 세상에 나온 지 15년, 2017년 11월 사상 처음 1만 달러를 돌파한 지 7년 만이다.
지난 1월 미 당국의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에 힘입어 7만3천800달러까지 급등했고, 미 대선에서 친가상화폐 정책을 약속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에 힘입어 10만 달러라는 새 역사를 썼다.

◇ 1만개에 피자 두 판…1개에 무려 피자 3천판
2010년 5월 비트코인 소유자가 피자 두 판을 1만개의 비트코인을 주고 구매한 것이 첫 거래로 알려져 있다. 당시 피자 한 판 가격을 약 30달러로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0.006달러(약 8원)에 불과했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1개당 10만 달러를 넘어섰다. 비트코인 1개당 피자 3천 판 이상을 살 수 있게 될 정도로 급등한 것이다.
비트코인은 허상이라는 비판 속에서도 전통적인 화폐를 대체할 미래 화폐라는 기대를 받으며 상승해 왔다.
2017년 11월 사상 처음 1만 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2021년 2월 5만 달러를 넘어섰다. 지속적인 상승에는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계속되는 저금리의 영향도 컸다.
특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21년 당시 15억 달러 규모 비트코인을 구매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5만 달러를 넘었다.
비트코인은 기세를 이어가며 같은 해 11월 6만8천990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2022년 테라·루나 사태와 미 최대 가상화폐거래소였던 FTX 파산 등으로 가격은 꼬꾸라지며 1만6천 달러대까지 급락했다.
이후 2023년 3월 실리콘밸리 은행 등 미국 지방은행이 무너지면서 전통 화폐의 대안으로 부각되며 가격이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격에 불을 붙인 건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였다.
2023년 5월 미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을 비롯해 현물 비트코인 ETF를 신청했다는 소식에 서서히 상승하기 시작했고 올해 1월 11개 ETF가 승인되면서 기관투자자 자금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어 지난 3월 비트코인은 7만3천800달러대까지 치솟으며 2년 4개월 만에 최고가를 다시 썼다.

◇ 10만 달러 이정표는 트럼프 효과…미 대선 후 45% 급등
비트코인이 10만 달러 시대를 연 데에는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효과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 3월 7만3천800달러대까지 상승했을 때도 10만 달러선은 가깝지 않았다. 지난 4월 비트코인 공급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를 전후로 기대됐던 급등은 일어나지 않았고, 이후 이렇다 할 모멘텀이 없었다.
이에 7만 달러를 넘었던 가격도 8월에는 5만 달러 아래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친비트코인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하고, 이 공약을 추진하면서 10만 달러를 찍었다.
미 대선일이던 지난 5일 오전 7만 달러 아래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이후 한 달간 무려 약 45% 급등했다.
1기 행정부 시절 부정적이었던 트럼프 당선인의 가상화폐에 대한 시각은 이번에는 확 바뀌었다.
현 정부의 규제 강화에 불만을 드러냈던 가상화폐 업계는 이번 대선에서 막대한 선거 자금 기부로 트럼프에 '올인'했고, 그는 그런 업계를 적극 끌어안았다.
대선 기간인 지난 7월 가상화폐 연례 최대 행사인 비트코인 콘퍼런스에 미 대통령 후보로 처음 참석하며 업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미국이 지구의 가상화폐 수도이자 세계의 비트코인 슈퍼파워가 되도록 하겠다"면서 가상화폐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친비트코인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약했다.
트럼프는 가상자산을 규제하려고 한 개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장을 해고하고 가상화폐 관련 대통령 자문위원회를 신설하겠다고도 약속했다.
그러면서 "절대 비트코인을 팔지 말라"며 "이것은 사실상 미국의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량(strategic national bitcoin stockpile)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 친가상화폐 인사들 전진 배치…새 SEC 지명 날 10만 달러
가상화폐 기업 수장들은 친 가상화폐 인물 등용 등 업계 요구 관철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인수팀과 접촉했고, 실제 전진 배치됐다.
가상화폐에 친화적인 억만장자 금융 자산가인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의 하워드 러트닉 최고경영자(CEO)를 상무장관으로 지명했고, 가상화폐 도지코인을 띄우는 일론 머스크를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내정했다.
경제 정책을 총괄할 재무부 장관 후보자로는 가상화폐 옹호론자인 헤지펀드 '키스퀘어 그룹' 창업자 스콧 베센트를 지명했다.
특히, 10만 달러선을 사상 처음 돌파한 이날은 트럼프 당선인이 차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지명한 지 불과 몇 시간 후였다.
이날 비트코인은 지지부진했으나, 트럼프 당선인이 차기 SEC 위원장에 폴 앳킨스(66) 전 SEC 위원을 지명했다는 소식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2002∼2008년 SEC 위원을 지낸 앳킨스는 위기관리 컨설팅 업체인 '파토막 글로벌 파트너스'의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로, '친가상화폐 인사'로 꼽힌다.
현 개리 겐슬러 현 SEC 위원장이 규제 일변도로 업계의 반발을 불러왔던 터여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SEC의 정책이 확 바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앳킨스는 디지털 자산과 핀테크 기업을 지지하고 있다"며 "그가 의회 인준을 통과하면 규제를 완화하고 위반 시 (관련 기업 등에 현재보다) 낮은 벌금을 부과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역대 처음 가상화폐 정책만을 전담하는 새로운 백악관 자리 신설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 의회에는 친가상화폐 의원이 약 300명 포진한 것으로 알려져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사기 취급 받던 비트코인 "금의 경쟁자"…미 준비자산 기대도
비트코인이 10만 달러 시대에 진입한 것은 달라진 위상을 나타낸다. 오랜 기간 허상, 사기, 투기 수단 취급을 받던 것에서 벗어나 이제는 금과 같은 상품으로 격상하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도 이날 "비트코인은 가상이고 디지털이지만, 금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은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이나 가치 저장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며 비트코인은 달러의 경쟁자가 아니라면서도 "금의 경쟁자"라고 밝혔다.
트럼프 2기에서는 비트코인이 국가 준비 자산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준비자산이란 각 나라의 중앙은행이 대외 결제를 위해 보유한 자산으로 달러 같은 기축통화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금이 그 역할을 한다.
공화당 신시아 루미스 의원은 미 연방준비제도가 5년에 걸쳐 매년 20만개씩 비트코인 100만개를 매입하도록 하는 법안도 발의한 상태다. 이는 비트코인 전체 공급량 2천100만개의 4.8%에 해당한다.
미국은 이미 20만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법안은 미국이 최소 20년 동안 비트코인을 장기 보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미국이 비트코인을 준비자산으로 저장하면 세계 다른 국가들도 이를 준비자산으로 매입할 가능성이 크고, 이는 총량이 정해져 있는 비트코인이 '희소성'에 따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다.
준비 자산이 아니더라도 원유나 희토류처럼 '전략비축' 품목으로 지정해 사들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20만, 50만달러' 비트코인 가격 상향 조정…신중론도
비트코인 가격이 10만 달러를 넘어서면서 어느 수준까지 올라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일단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분석가 제프 켄드릭은 앞서 "랠리가 이제 막 시작했다"며 연말까지 12만5천달러, 내년 말까지 20만달러 상승 가능성"을 예상했다.
가상자산 운용사 갤럭시 디지털의 창립자 마이클 노보그라츠는 "가능성은 작지만, 전략적 준비 자산이 되면 가격은 50만 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며 "다른 모든 국가도 비트코인을 채택해야만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돈나무 언니'로 잘 알려진 투자회사 ARK인베스트먼트의 캐시 우드는 2030년까지 비트코인이 최대 150만 달러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친가상화폐 정책과 규제 완화가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ETF로 자금 유입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지난 4월 반감기가 아직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며 추가 상승을 예고하며 2030년까지 기본 가격 목표를 65만 달러,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100만 달러∼150만 달러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비트코인이 트럼프 효과로 급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약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을지에 대한 신중론도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는 미국을 가상화폐의 글로벌 본거지로 만들겠다고 했고 공화당은 전략적 국가 비트코인 보유국에 대한 아이디어까지 내놓았다"며 "비트코인 보유국이 실현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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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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