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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맨해튼 한복판서 ‘시총 800조’ 보험사 CEO 피살 "청부살인 가능성"

4일(현지시간) 브라이언 톰슨 유나이티드헬스그룹 보험 부문 최고경영자가 괴한의 총격을 받은 미국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 현장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 뉴욕 맨해튼 도심 한복판에서 브라이언 톰슨(50) 유나이티드헬스 그룹 보험부문 최고경영자(CEO)가 괴한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미네소타주(州)에 본사가 있는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은 시가총액만 5621억 달러(약 794조원)인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 중 하나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오전 6시45분쯤 맨해튼 미드타운의 힐튼 호텔 부근에서 종아리와 등 최소 3발의 총격을 받고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숨졌다. 제시카 티쉬뉴욕경찰국(NYPD) 국장은 이날 “총격범이 호텔 밖에서 톰슨을 기다렸다가 톰슨의 등 뒤에서 총을 쐈다”고 밝혔다.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의 총격 살인 현장 인근에 경찰이 작성한 현상수배 전단이 붙여져 있다. 이날 오전 브라이언 톰슨 유나이티드헬스그룹 보험 부문 최고경영자는 괴한의 총격에 숨졌다. EPA=연합뉴스
스타벅스 매장에 숨어있다 범행
미국 뉴욕경찰이 4일 공개한 범행 직전 총격범의 모습. 범인은 이날 브라이언 톰슨 유나이티드헬스그룹 보험 부문 최고경영자를 총으로 쏴 숨지게 했다. AP=연합뉴스
총격범은 범행 10분 전 사건 현장에 도착해 인근 6번가의 스타벅스 매장에 대기하고 있다가 톰슨을 발견하자 톰슨의 뒤로 다가가 총격을 가했다. 경찰이 공개한 스타벅스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보면 검은색 후드티 차림에 배낭을 메고 있었고 얼굴은 식별되지 않았다.

티쉬 국장은 “이번 사건은 뻔뻔한 표적 공격”이라며 “많은 사람이 용의자를 지나쳤지만, 그는 표적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써 모든 징후는 이 공격이 미리 계획되고 준비된 것임을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찰 관계자들은 현지 매체에 “총격범은 톰슨이 어느 문으로 들어갈지 알고 있었고, 몇 피트 떨어진 곳에서 그를 여러 번 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경찰 “계획적 청부살인 가능성”
4일(현지시간) 브라이언 톰슨 유나이티드헬스그룹 보험 부문 최고경영자가 괴한의 총격을 받은 미국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 현장에서 경찰 관계자가 범행 관련 증거자료를 채집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 같은 정황을 바탕으로 경찰은 이번 사건이 청부에 의한 계획적인 살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실제 톰슨의 아내인 파울렛 톰슨은 NBC 방송에 “남편이 몇몇 사람으로부터 협박을 받았다고 말했다”며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고 말했다.

톰슨은 2004년 유나이티드헬스그룹에 입사해 2021년 CEO 자리에까지 오른 인물이다. 1997년 아이오와대에서 회계학 학사학위를 받았고, 대형 회계법인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서 7년 동안 일했다. 이날 오전 힐튼 호텔에서 열리는 연례 투자자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은 지난해 3716억달러(약 527조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미 경제전문지 포천이 매년 발표하는 매출액 기준 미국 500대 기업인 ‘포천 500’에서 5위에 올랐다.

4일(현지시간) 괴한의 총격에 숨진 브라이언 톰슨 유나이티드헬스그룹 보험 부문 최고경영자.  AP=연합뉴스
유나이티드헬스그룹 측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의 소중한 친구이자 동료였던 톰슨이 세상을 떠난 것에 대해 깊은 슬픔과 충격을 받았다”며 “그는 모든 이들에게 매우 존경받는 동료이자 친구였고, 브라이언의 가족과 그와 가까웠던 모든 분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했다. 톰슨의 고향인 미네소타주의 팀 월즈 주지사(민주당 부통령 후보)는 “미네소타 재계와 의료계에 끔찍한 손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뉴욕 당국은 이날 총격 사건이 발생한 현장에서 네 블록 떨어진 록펠러센터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식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 밝혔다. 대규모 경찰이 배치되는 등 보안 조치가 강화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승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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