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관계 좋은데 정신과 갔다…50대 주부 말 못할 속사정
우울증으로 병원 치료를 받는 사람이 연간 10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제일 높죠. 오늘 ‘추천! 더중플’은 한국인의 마음을 깊게 들여다보는 ‘더,마음’ 시리즈를 소개합니다. 아픈 마음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전문가들의 깊이 있는 이야기 들어볼게요. 자세한 내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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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의 문턱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병원 가기를 머뭇거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떤 두려움과 오해 때문에 주저하는 걸까요. 정신질환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1970년대부터 정신과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허찬희(72)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마음편한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를 만났습니다.
허 원장은 국립법무병원, 경북대학교병원 등에서 근무했고『아직도 정신과 앞에서 머뭇거리는 당신에게』(그래도봄)를 펴내는 등, 45년간 한국인의 마음을 깊게 들여다봤는데요. 그는 “정신질환 중증도가 높아야만 정신과에 올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진료 보기를 주저하는 분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Q : 아직도 정신과에 갈까 말까 고민하는 분들이 많아요. 주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경험상 “저 사람, 정신 이상한 거 아냐”라고 여겨질까 봐 수치심 때문에 피하는 경우가 많죠. 약한 사람으로 볼까 봐 무서운 거예요. 나이 들수록 더 그래요. 요새 청소년들은 정신과 가는 걸 이상하지 않게 생각하거든요. 오히려 부모님이 막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참으면 되지, 네가 뭐가 모자라서 정신과에 가냐면서요.
Q : 죽음이나 실직처럼 큰 계기가 있지 않으면 가기 힘든 것 같아요.
최근 저에게 오신 50대 후반 주부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셨어요. 부부간 문제도 없고, 집안 형편도 좋고, 자녀들도 결혼해서 잘살고 있다고요. 그런데 갑자기 눈물이 그렇게 나더래요. 이유도 모르고 온종일 우는 거예요. 열흘 이상 계속되자 정신과를 방문한 거죠.
Q : 어떤 이유가 있었나요?
뜬금없이 슬픔이 올라오는 건, 대부분 과거의 상처가 뿌리처럼 단단히 박혀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첫 면담 때 성장 과정을 물었죠. 어릴 때 부모 없이 동생과 함께 친척집에서 자랐다고 했어요. 사촌들과 자라며 차별 받고, 집안일도 도맡아 한 모양이에요. 집안일 하랴, 동생 뒷바라지하랴 기댈 부모도 없고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이제 와서야 어릴 때 상처가 곪아 터진 거예요. 감정이 심하게 억압돼 해소하지 않으면 언젠가 터지거든요.
Q : 내가 다칠까 봐 감춰둔 감정이 지금에야 터진 거군요.
네. 그 얘기를 꺼낸 것만으로도 되게 시원하다고 했어요.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받아들이니 편해지는 거죠. 엄청난 문제가 있어서 오는 분도 있지만, 이유를 잘 모른 채 오는 분도 계세요. 뭐든 상관없어요.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라며 스스로 아프게 내버려 두지 마세요.
그런데 막상 정신과에 가서, 실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허 원장은 “그건 환자 탓이 아니라, 전적으로 의사 탓”이라고 말하는데요. 처음 온 환자가 정신과 치료에 저항을 갖는 건 너무 당연한데, 그걸 충분히 이해시키지 못했다는 점에서 의사의 잘못이라는 거죠. 그렇다면 수많은 정신과 병원 중 어느 병원을 가야할까요? 허 원장은 병원과 의사를 선택할 때 ‘이 것’을 꼭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하는데요. 또 정신과 약은 오래 먹으면 중독될까요? 정신과 약에 대한 진실 혹은 거짓도 알려드립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하세요.
☞ 정신과, 큰맘 먹고 갔다 실망…“환자 아닌 의사 잘못입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92017
김효은(hyo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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