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안고 주차 해보니…생각보다 더 위험한 결과에 '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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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보는 반려동물 동반 운전]

‘9.7배.’

요즘 운전자가 반려견을 끌어안고 차를 모는 경우를 간혹 볼 수 있는데요. 가족 같은 반려견이다 보니 한시도 떨어지기 싫기 때문이겠지만, 이는 사고를 일으킬 확률이 상당히 높은 위험한 행동입니다.

그 위험성은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올해 초 개인택시양수요건교육에 입과한 66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반려동물 동반 운전 실험결과에서 명확히 확인할 수 있는데요.

우선 반려견을 안고 주차하는 실험(공간지각능력평가)을 했더니 외부경계선을 침범하는 횟수가 1인당 평균 2.8회였습니다. 반면 반려동물 없이 운전하는 경우에는 평균 0.3회가 채 안 됐는데요.

외부경계선 침범은 정해진 주차구역 선을 넘어섰다는 의미로 주변에 다른 차량이 있었다면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컸다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보면 반려견 동반 주차의 사고위험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9.7배나 높은 셈입니다.

또 도로를 달리고, 멈추는 종합운전능력평가를 했더니 반려동물 없이 운전하는 경우엔 외부경계선 침범 횟수가 1인당 평균 0.4회에 못 미쳤습니다. 그러나 반려견을 안고 있을 때는 평균 2.4회로 반대의 경우보다 6.3배나 됐는데요.

역시나 주행 중에 의도치 않게 경계선을 넘는다는 건 사고로 이어질 확률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반려견을 안고 주차하거나, 정해진 구간을 주행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반려견을 동반하지 않았을 때보다 1.4~1.5배가량 더 걸렸습니다.

이처럼 반려견을 안고 운전하거나 주차할 때 위험한 이유는 ▶운전자의 전방 시야 가림 ▶집중력 분산 ▶대처 능력 저하 우려 등 때문으로 분석되는데요. 특히 반려동물이 갑자기 돌발행동을 하게 되면 사고 위험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반려동물을 태우고 운전할 때는 이동형 케이지와 운반상자 전용 안전벨트 등을 이용하는 게 안전합니다. 또 반려동물용 바닥 카시트를 사용하고, 반려동물을 운전석 주변에서 떨어뜨려 놓아야 합니다.

사실 이런 위험도 위험이지만 반려동물을 안고 운전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 도로교통법 위반입니다. 도로교통법 제39조 제5항에는 ‘모든 차의 운전자는 영유아나 동물을 안고 운전장치를 조작하거나, 운전석 주위에 물건을 싣는 등 안전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우려가 있는 상태로 운전해서는 안 된다’고 되어 있는데요.

이를 위반할 경우 승용차는 4만원, 승합차는 5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됩니다. 또 자전거와 오토바이도 적발되면 각각 2만원과 3만원의 범칙금을 물어야 합니다. 작고 소중한 반려동물이라도 운전할 때는 안전을 위해 잠시 떨어져 있는 게 필요합니다.



강갑생([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