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400원이 '뉴노멀' 된다…전쟁·트럼프·금리까지 3연타
한국은행이 예상과 달리 기준금리 인하에 속도를 높이면서,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가 다시 벌어지기 시작했다. 전쟁과 ‘트럼프 리스크’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금리 차이까지 커지며 강달러 기조가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은 ‘깜짝 인하’에 다시 커진 환율 불안
환율 우려를 다시 키운 것은 한은의 깜짝 금리 인하다. 28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회의를 가지고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3%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예상 밖 2회 연속(백투백) 인하에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도 1.5%포인트에서 1.75%포인트로 다시 벌어졌다. 한국보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높을 수록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지면서, 달러 대비 원화 값이 하락할 가능성이 커진다. 다만 한은의 금리 인하 직후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일단 약보합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원화 약세는 지금부터가 시작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대외 환경이 달러 강세를 여전히 가리키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좁혀지던 금리 격차까지 다시 커질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커지는 전쟁·트럼프 리스크에 달러 쏠림 심화
미국 우선주의를 내건 트럼프식 경제 정책의 불확실성도 본격적으로 커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내년 1월 20일,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들어오는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트럼프 당선인 공언대로 관세 부과가 이뤄져 ‘관세 전쟁’이 터지면,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달러 값 상승을 더 부추길 수 있다.
“당국, 원화 값 하락 용인 시그널 줬다” 지적도
실제 한국과 미국의 향후 금리 경로도 반대로 갈 가능성이 높다. 최근 공개된 11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은 “점진적 인하가 적절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는 현재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보다 천천히 가져가겠다는 의사로 풀이된다. 반면 28일 기준금리 인하 결정 직후 이 총재는 “금통위원 절반이 3개월 내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했다. 만약 다음 달에 Fed가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았는데, 이후 한은이 금리 인하에 또 나선다면, 현재 1.75%포인트인 양국의 기준금리 차이가 다시 2% 이상까지 확대할 수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결정으로 인해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외환 당국이 다소 높은 환율 레벨(원화 값 하락)도 용인할 의사가 있다는 시그널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국내 증시가 글로벌 위험 선호 분위기에서 소외되는 가운데 외국인 자금 이탈이 지속하는 점도 환율 상승(원화 값 하락)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김남준(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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