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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집권 여당의 진흙탕 게시판 공방, 이제 그만둘 때도 됐다

친윤-친한에 김 여사 고모까지 가세, 막장으로 치달아
추경호 대표의 “발언, 논쟁 자제하자” 촉구 새겨듣길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논란이 친윤-친한 간 감정 싸움을 넘어 김건희 여사 고모까지 가세하는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먼저 친한계 핵심 인사인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이 그제 라디오에서 “김 여사의 고모가 한동훈 대표 집안에 대해 ‘벼락 맞아 ×질 집안이다’며 저주의 표현을 썼다. 우리들은 다 알고 있지만 이것 갖고 문제를 삼지 않는다”고 말했다. 친윤계를 향해 ‘김 여사 고모’를 거론하며 강하게 반격에 나선 모양새다. ‘우린 문제를 삼지 않는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정식으로 문제를 삼은 셈이다.

그러자 김 여사의 고모이자 목사로 알려진 김혜섭씨가 자신의 SNS에 그제와 어제 연이어 원색적인 글을 올렸다. “깔려면 제대로 까셔” “20년 동안 키워준 은인을 배신한 것도 모자라 그 부인(김 여사)을 잔인하게 매도하는 파렴치한이 대통령이 될 것이란 착각 속에 사는 금수만도 못한 자” “해선 안 될 말을 한동훈 가족들이 먼저 김 여사에게 써놓고 표현의 자유라고 하느냐”는 등 그대로 옮기기도 민망하고 거북한 표현들이다. 정치인들의 저질 공방에 권력의 친인척까지 참전하는, 목불인견의 양상이다. 이쯤 되면 집권 여당이 막장 집안이란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뒤 당원 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여기서 우선 짚고 넘어갈 건 집권 여당의 핵심 세력, 나아가 권력 주변 인사들이 하나같이 이 정도의 이성 수준인가 하는 점이다. 친윤계 김민전 최고위원은 지난 25일 어느 매체에, 언제 게재됐는지도 모른 채 “‘당원 게시판에서 한 대표를 비판하며 사퇴하라는 글을 작성한 사람을 (한 대표가) 당 차원에서 고발한다’는 기사가 나왔다”며 전후 맥락 없이 한 대표를 비난했다. 그러더니 어제는 “그 기사에 오류가 있다면 그게 누구 책임인지는 취재원과 기자가 가려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책임 전가, 적반하장이란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다. 친한계 핵심이라는 신 부총장도 비판을 피할 순 없다. 여당의 공멸 위기에 또다시 대통령의 친인척까지 끌어들였다. 이런 소모적 다툼에 여당의 부총장이 사생결단 달려들 일인가. 김 여사 고모라는 사람이 쓰는 어휘에도 말문이 막히지만, 이런 걸 관리해야 할 대통령실 제2부속실은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건지 의문이다. 집권 세력의 총체적 부실이다.

추경호 원내대표가 어제 “당분간 공개 발언이나 논쟁을 자제하자”고 촉구하고 나선 건 그나마 다행이다. 언제부터인가 너나 할 것 없이 각종 프로그램에 출연해 정제되지 않은 개인 주장과 비난을 내놓고, 이것이 다시 비난을 초래하는 소모적 악순환이 반복됐다. 이럴 거면 당 대변인이 왜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참에 집권 여당으로서 국민에게 신뢰를 줄 소통의 방식이 뭔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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