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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세 치매 할머니에 테이저건 쐈다…목숨 앗은 경찰 결국

지난해 5월 클레어 노울랜드(95)가 테이저건을 맞기 10분 전 모습. 사진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대법원
호주의 한 요양원에 거주하던 95세 할머니에게 테이저건을 쏴 숨지게 한 경찰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대법원은 살인 혐의를 받는 경찰관 크리스티안 화이트(34)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

화이트는 지난해 5월 캔버라 인근의 한 요양원에서 치매 증상을 앓고 있는 클레어 노울랜드(95)에게 테이저건을 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화이트는 요양원 직원의 신고 전화를 받고 동료 경찰과 함께 현장으로 출동했다. 치매를 앓고 있던 노울랜드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라는 간병인의 요청을 거부하고 스테이크용 나이프를 들고 난동을 피운다는 것이었다.

재판에서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화이트는 할머니에게 테이저건을 보여주며 나이프를 내려놓으라고 21차례 말한다. 하지만 할머니가 나이프를 내려놓지 않자 화이트는 1.5~2m 떨어진 거리에서 테이저건을 발사했다.

테이저건에 맞은 할머니는 뒤로 넘어지면서 바닥에 머리를 심하게 부딪혔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일주일 뒤 사망했다.

크리스티안 화이트 경관. AP=연합뉴스

화이트는 재판에서 "(테이저건 사용은) 당시 상황을 안전하게 해결하기 위한 내 유일한 선택이었다"며 "(테이저건 사용이) 할머니에게 고통을 줄 것이란 사실은 충분히 이해했으나 위험한 상황을 해결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경찰은 할머니가 테이저건의 전기 충격으로 인해 사망한 것이 아니라 바닥에 머리를 부딪혀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기 때문에 사망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배심원단은 20시간의 심의 끝에 화이트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 46㎏이 채 나가지 않는 치매 노인에게 테이저건을 쏜 것은 과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보석 상태로 재판받고 있는 화이트의 형량은 추후 선고될 예정이며, 최대 징역 25년을 선고받을 수 있다.

이 사건은 호주에서 큰 공분을 샀고, 경찰의 무력행사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화이트의 유죄 판결 이후 경찰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그의 거취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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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예슬(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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