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서랍에 3년간 딸 숨겨 키운 엄마…"주사기로 시리얼만 줬다"
27일(현지시간)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 북서부의 체스터 크라운 법원은 아동 학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여성 A씨에 대해 징역 7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2020년 3월 출산한 아이를 지난해 2월까지 애인과 자신의 다른 자녀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침실 서랍에 방치한 혐의 등을 받는다. 수사기관 조사 결과 A씨는 출근하거나 다른 자녀들을 학교에 데려다주는 등 집을 비울 때도 아이를 혼자 뒀으며 주사기를 이용해 우유와 시리얼만 먹였다.
아이의 존재는 A씨 남자친구가 발견해 경찰과 가족 등에 알리면서 드러났다. A씨와 동거를 시작한 이 남성은 어느 날 화장실을 가기 위해 집에 들렀다가 한 침실에서 소리가 나는 것을 듣고 아이를 보게 됐다.
다음날 A씨의 집을 찾은 사회복지기관 직원이 A씨에게 "아이를 보통 서랍에 두느냐"고 묻자 A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 직원은 법정에서 "당시 A씨 얼굴은 무표정해 아무런 감정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이어 "아이가 엄마 외에 본 유일한 사람이 나라는 사실에서 압도적인 공포를 느꼈다"고 말했다.
발견 당시 아이는 영양실조와 탈수 상태였다. 발진과 약간의 신체적 기형도 발견됐다. 아이는 입천장이 갈라져 말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구순구개열이 있었지만 치료도 받지 못했다.
검찰은 이 아이에 대해 "밖을 나간 적 없이 침실 서랍에만 갇혀 사회화되지 못했고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하지도 않았다"며 발달 연령이 0개월에서 10개월 사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의 위탁 보호자는 "우리가 아이를 불렀을 때 아이가 자신의 이름을 모른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또 아이에게 미소 짓는 법도 가르쳐줘야 한다며 아이가 "음식이 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임신 사실을 몰랐고 출산하는 게 "너무 두려웠다"고 진술했다. 또 아이의 아버지가 폭력적 성향이라 출산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아이를 넣은 서랍을 닫지 않았고 계속 서랍에 둔 건 아니라면서도 아이가 "가족의 일원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여성의 변호인은 여성의 정신 건강, 아이 아버지와의 불안정한 관계, 코로나19 봉쇄 등으로 인해 '예외적 상황'이 만들어졌다며 여성이 잘 돌보던 자녀들은 어머니와 더는 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스티븐 에버렛 판사는 A씨를 향해 "46년간 재직했는데 이 정도로 나쁜 사건이 기억나지 않는다"면서 "A씨는 가능한 한 신중하게 상황을 통제하려고 시도했지만 우연히 끔찍한 비밀이 드러났다"고 질타했다.
에버렛 판사는 또 "A씨는 그 어린 소녀에게 사랑과 적절한 관심,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 작용, 적절한 식단, 절실히 필요한 의료적 도움을 주지 않았다"며 "(아이에게) 그 결과는 신체적·심리적·사회적으로 재앙에 가까웠다"고 비판했다.
김지혜(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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