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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측근 “미국의 적 중 누구에게 핵기술 넘길지 생각”

러시아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공급하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24일(현지시간) 경고했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안드레이 루덴코 외무차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한국산 무기가 러시아 시민을 살상하는 데 사용되면 양국 관계가 완전히 파괴될 수 있다는 점을 한국이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물론 필요한 모든 방법으로 이에 대응할 것이고, 이것이 한국 자체의 안보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이 상황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이 같은 무모한 조치를 자제하라”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단기적이고 기회주의적인 외부의 유혹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국익을 우선으로 고려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25일 “러시아는 먼저 북한의 파병에 대한 대가로 북한에 무엇을 지원해 대한민국의 안보를 어떻게 위협하고 있는지 자문해 봐야 할 것”이라며 “우리의 구체 대응조치는 러·북의 실제 행동에 달려 있으며, 우리의 핵심 안보 이익에 대해서는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루덴코 차관은 또 파병된 북한군이 우크라이나에 있다는 주장에 대해선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정당화하려는 시도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우크라이나 아나톨리 바릴레비치 참모총장은 이날도 “북한군 일부가 이미 우크라이나군과 전투를 벌였다”며 “북한군은 대부분 일반 부대 소속이며 러시아 극동지역 주민으로 위장했고, 신분증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정부와 연계된 해커들이 이미 한국을 향해 광범위한 공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매체들은 팩 맥패든 영국 랭커스터 장관이 25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이버안보회의에서 친러 해커들이 북한군의 쿠르스크 파병을 모니터링한 데 대한 대응으로 한국을 겨냥한 공격을 했다고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국가안보실 역시 국방부 등 정부 부처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친러 해커들의 소행이라고 지난 8일 발표한 바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미국의 적들 가운데 누구에게 잠재적으로 우리 핵기술을 넘길 수 있을지 생각하게 했다”며 그간의 핵 위협을 이어가는 발언을 내놨다. 24일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서방 매체들은 우크라이나에 핵무기를 공급할 것을 미국에 제안하려고 기를 쓰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편 오는 26일 나토가 우크라이나와 긴급회의를 개최할 예정인 가운데 서방 역시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지난 23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는 자기방어의 논리에 따라 러시아에 프랑스산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로 장관은 “원칙은 정해졌다”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도 우리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프랑스가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미사일은 공대지 미사일인 스칼프(SCALP)로, 영국의 스톰 섀도와 이름만 다를 뿐 양국이 공동 개발한 무기다.

바로 장관은 “우리는 가능한 한 강하게, 오랫동안 지원할 것”이라며 “러시아 군대가 1㎢ 전진할 때마다, 유럽을 향한 위협도 1㎢ 가까워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현준(park.hyeon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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