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63빌딩보다 높은 290m 아파트…압구정 '新한강장벽' 논란
최고 높이 70층(290m)으로 추진 중인 서울 강남 압구정 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둘러싸고 이런 논쟁이 한창이다. 지난해부터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으로 추진하고 있는 2~5구역의 사업이 본격화되면서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25일 도시계획위원회 수권소위원회를 열고 압구정 2구역의 정비계획안 심의를 할 예정이다. 이번에 가결되면 층수를 비롯한 정비계획의 큰 그림이 확정된다.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2구역의 심의 결과가 다른 구역에 미칠 파급력은 클 전망이다. 압구정 조합 측은 초고층 건립안을 놓고 “100년을 바라보고 만드는 새로운 스카이라인”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서울시와 정비업계 안팎에서는 “한강변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높이로 한강 경관의 사유화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압구정 2~5구역 재건축조합의 정비계획 주민공람안과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안을 비교ㆍ분석해 쟁점사항을 세 가지로 정리했다.
63빌딩(249m)보다 높은 290m 아파트 단지
현재 한강변에서 가장 높은 아파트 높이는 200m다. 용산구 이촌동 래미안 첼리투스(최고 56층), 성동구 성수동 아크로포레스트(최고 49층) 등이다. 이들 단지는 랜드마크 타워 컨셉트로 2~3개 동 중에서 한 개 동만 200m 높이로 지었다. 신속통합기획으로 추진 중인 여의도 시범아파트도 63빌딩 높이에 맞춰 최고 200m로 지어진다. 강남구 테헤란로변 초고층 건물 높이도 200m가 기준이다.
조합은 한강변 스카이라인의 다양성을 위해 필요한 높이라고 강조한다. 안중근 압구정 3구역 재건축조합장은 “과거 잠실 ‘엘리트(엘스ㆍ리센츠ㆍ트리지움)’ 재건축의 경우 35층으로 획일적으로 규제해 스카이라인이 장벽처럼 실패했다”며 “100년을 바라보고 지역 특성에 맞게 스카이라인 허용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층에 8가구 사는 뚱뚱한 초고층 타워
하지만 압구정 구역들은 한강변의 저층 동을 뒤의 고층 동에 붙여 마치 한 동처럼 계획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비사업 대상지가 너무 좁아 동을 띄워 배치하기 어려울 때 이런 계획을 하기도 하지만, 압구정의 경우 초고층 동의 한강뷰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이렇게 설계한 것 같다”고 말했다. 남진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ㆍ스마트시티학과 교수는 “주민 안대로 가면 올림픽대로나 강변북로에서 바라보는 압구정 주동이 굉장히 위압적일 수밖에 없다”라며 “장벽 아파트를 만들지 말라고 35층 룰을 뚫어줬는데 또 다른 초고층 장벽이 될까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압구정-성수 잇는 보행교 삭제도 입장 엇갈려
한은화(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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