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10곳서 "못 걷는다"던 아이…휠체어 박차고 일어났다
한율이는 2년 반 전까지만 해도 걷지 못했다. 임신 27주 4일만에 미숙아로 태어난 한율이는 백질연화증(산소 결핍으로 뇌실 주변의 백질부위가 괴사하는 질환) 진단을 받았다. 두 다리를 쓰지 못하는 뇌성마비와 지적ㆍ언어장애 증상이 나타났다. 아이들이 한창 걷고 뛸 나이에 한율이는 휠체어에 의존해야 했다. 그러다 2021년 세브란스병원 소아정형외과 김현우 교수를 만났다. 한율이 엄마 김씨는 “정형외과 10여군데를 찾아다녔는데, 모두들 안된다고만 했다”라며 “김 교수님은 ‘아이가 아직 어리니 수술은 최소화하고 성장 과정에 맞게 재활 치료를 함께 해보자’며 희망을 줬다”라고 말했다. 한율이는 2022년 4월 양쪽 슬괵근(허벅지 뒷부분 근육), 왼쪽 비복근(종아리 근육), 오른쪽 아킬레스건을 각각 연장하는 수술을 받았고 재활 치료를 꾸준히 받았다. 김씨는 “치료 이후에 한율이 상태가 드라마틱하게 좋아졌다”라며 “조금 절뚝거리기는 하지만 옆에서 기다려 주기만 하면 얼마든 혼자 걸을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직장에 다니며 홀로 한율이를 기른다. 남편과는 아이가 어릴때 이혼했다. 김씨는 “주말마다 한율이와 나들이를 많이 다니려 애썼는데, 장애인콜택시로 갈 수 있는 경기도 내에서 주로 다니곤 했다”라며 “비행기 여행은 엄두를 못냈는데 꿈만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 이웃과 사회의 배려를 많이 받아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이 친구 엄마들은 가족 나들이 갈 때 “한율이네도 같이 가자”고 초대해줬고, 한율이가 태권도를 배우고 싶다고 졸라서 망설이다 찾아간 태권도장에선 “뇌성마비가 무슨 상관이냐”며 반겨줬다고 한다. 장애인 활동보조 선생님은 친할머니처럼 아이를 아껴줬다.
이에스더(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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