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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대 들고 백악관 입성' 사진 올렸다…베팅 성공한 머스크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5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열린 개표 파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만나 대화를 나누는 사진을 X에 올렸다. 사진 X 캡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일대 도박이 성공했다. 치열한 접전이 예상됐던 이번 미국 대선에서 일찌감치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손을 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요 경합주 유세장에서 트럼프를 응원하기 위해 방방 뛰던 머스크의 모습은 큰 주목을 받았다. 또 보수 유권자의 투표를 장려하기 위해 매일 100만 달러(약 13억9000만원)의 상금을 내건 이벤트까지 진행했을 정도로 선거운동에 적극적이었다.

실탄 지원도 대단했다. 미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선거 기간 머스크의 트럼프 캠프 기부액은 최소 1억3200만 달러(약 1841억원)에 달했다.

트럼프도 이런 머스크를 적극 챙기고 있다. 개표가 한창 진행 중이던 5일 저녁(현지시간) 머스크는 트럼프의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열린 개표 파티에 참석한 사진을 X(옛 트위터)에 올렸다. 붉은 장미꽃이 놓인 테이블에 둘러앉아 트럼프와 깊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었다.

1시간여 뒤, 트럼프의 승기가 짙어지자 이번엔 백악관 집무실을 배경으로 싱크대를 든 합성 사진을 올렸다. 머스크는 이 사진과 함께 "이걸 잘 생각해 보라(Let that sink in)"는 글을 남겼다. 이는 머스크가 지난해 트위터를 인수했을 당시 회사 본사에 실제 싱크대를 들고 들어가는 장면을 연상케 했다. 한마디로 자신이 지지한 트럼프가 백악관의 새 주인이 됐다는 것을 암시한 셈이다.

그는 또 스페이스X가 개발한 우주선 발사 모습과 함께 "미래는 환상적일 것"이란 문구를 내건 게시물도 올렸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6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사진. 사진 X 캡처
머스크의 트럼프 사랑은 테슬라 주가에도 반영됐다. 투표가 한창이던 이날 오후 12시(미 동부시간) 기준으로 테슬라 주가는 뉴욕 증시에서 장중 전일보다 4.1% 오른 252.82달러(약 35만2600원)에 거래됐다. 머스크와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진 도지코인도 같은 시간 19.34% 상승했다.

과거 머스크는 정치적으로 진보 색채가 강한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이번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다가, 지난 7월 트럼프에 대한 암살 미수 사건이 일어나자 공개 지지를 선언했다.

이에 트럼프는 6일 승리 연설에서 머스크를 언급하며 "우리에게 새로운 스타가 있다. 일론이라는 스타가 탄생했다. 그는 대단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김서원(kim.seo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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