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장기' 80% 망가지기 전엔 증상 없다…수술도 힘든 이곳 [건강한 가족]
‘침묵의 장기’가 보내는 신호간 기능 저하 주요 증상은 입냄새
가려움증, 부종은 신장 기능 문제
체중 줄고 명치 아프면 췌장 검사
간·신장·췌장은 소리 없이 병드는 ‘침묵의 장기’다. 증세가 심해지기 전까지 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이상이 생겨도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관련 질환을 조기 발견하기 어렵다. 그만큼 치료가 까다롭고 예후가 나쁠 수밖에 없다. 증상을 자각했을 땐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원인 질환은 다르지만 증상은 유사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평소 몸 상태를 유심히 관찰해 신체에 생긴 미세한 변화라도 주의 깊게 알아채는 것이 중요하다. 침묵의 장기가 병들어갈 때 나타나는 신호와 특징을 알아본다.
간: 황달·손바닥 홍반·입 냄새
간 기능 이상으로 황달이 심해지면 대변과 소변도 색이 짙어진다. 정상적인 대변은 황갈색, 소변은 맑은 노란빛을 띤다. 하지만 간에서 나오는 담즙의 흐름이 막히면 대변은 짙은 갈색으로, 소변은 더 누렇게 변한다. 빌리루빈이 담즙을 통해 대변으로 배설되지 않고 혈액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이땐 신체 곳곳에 극심한 가려움증과 붉은 반점, 손바닥 홍반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증상은 지방간에서 간경화로 이행되는 시기에 주로 발견된다. 또한 간에서 해독되지 못한 노폐물은 심한 입 냄새를 유발하기도 한다. 이때 나는 입 냄새는 달걀 썩는 구린내와 시큼한 냄새를 풍기는 게 특징이다. 치아에 문제가 없는데도 원인을 알 수 없는 입 냄새가 계속된다면 간이 보내는 적신호임을 알아채고 건강 상태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신장: 짙은 색 소변·가려움증·부종
가려움증과 부종도 눈여겨봐야 할 증상이다.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피부가 쉽게 자극받아 가려움증을 느끼게 된다. 신장이 거르지 못해 몸속에 요독(尿毒)이 쌓여 나타나는 결과다. 만성 신부전증으로 혈액 투석을 받는 환자의 절반가량은 요독성 가려움증을 호소할 정도다. 또한 눈꺼풀 주변과 손발이 부으면서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다. 부종 부위를 엄지손가락으로 누르면 압력 자국이 깊고 오래 남는다. 오목(함요) 부종에 해당하는 경우다. 부기는 안면부부터 시작해 심하면 전신에서 나타날 수 있다. 신장 기능이 망가져 만성 콩팥병으로 진행하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수분과 염분 조절 능력이 급감해 부종은 물론 호흡곤란까지 동반할 수 있다.
췌장: 소화불량·체중 감소·당뇨
복통도 그냥 지나쳐선 안 된다. 췌장에 급성 염증 반응이 일어나면 명치나 왼쪽 상복부에 지속해서 극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등 쪽으로 뻗어 나간다. 사실 복통이 뚜렷하게 나타날 땐 이미 췌장암이 크게 악화했다는 신호인 경우가 많다. 체중 감소와 복통이 나타나기 전에 정기적으로 초음파와 복부 CT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황달도 췌장암의 대표적인 전조 증상이다. 종양 때문에 총담관이 막혀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제대로 흐르지 못해 발생한다. 황달이 생겼을 때 발견된 췌장암은 수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따라서 사소한 변화라도 평소 몸의 이상 증상을 유심히 관찰하는 것이 이롭다. 또 췌장에 문제가 생기면 혈액 내 포도당이 넘쳐 혈당 조절이 어려워진다.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거나 제 역할을 못 하기 때문이다. 전에 없던 당뇨병이 나타나거나 기존의 당뇨병이 악화하기도 하고 췌장염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도움말=남순우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손효문 인천힘찬종합병원 소화기내과 부원장, 이수아 대전을지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신영경(shin.young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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