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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이 흑인대통령 반대?…바이든 땐 92% 지지, 해리스는 72% [미 대선 D-5 | 흑인남성 표심 어디로]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에 점차 무게를 싣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근소한 우위를 점하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이 정체되면서 트럼프에게 역전을 허용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36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스테이트 칼리지의 브라이스 조던 센터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선거 막판 다수의 여론조사 기관들은 트럼프의 당선 확률이 해리스를 앞서기 시작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28일(현지시간) 다수 여론조사를 종합해 내놓은 전망에서 트럼프의 당선 확률을 54%라고 예측했다. 지난 17일 트럼프가 당선 확률에서 해리스와 처음으로 동률을 이룬 뒤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 특히 그간 경합주로 분류되던 노스캐롤라이나를 ‘트럼프 우세’ 지역으로 재분류했다. 이곳은 흑인 인구비율이 높은 곳이다. 더힐은 노스캐롤라이나가 트럼프 우세 지역으로 재분류하면서 270명을 먼저 확보해야 하는 선거인단 경쟁에서도 해리스와 트럼프가 각각 226명과 235명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더힐의 분석에 따르면 나머지 6개 경합주 가운데서도 해리스가 상대적인 우위를 보이는 곳은 미시간(58% 대 42%) 1곳에 불과했다. 네바다에서 해리스와 트럼프가 50% 대 50%로 맞서고 있는 것을 제외하면 위스콘신(47% 대 53%), 펜실베이니아(48% 대 52%), 조지아(36% 대 64%), 애리조나(40% 대 60%)를 사실상 트럼프의 우세지로 봤다.
신재민 기자

해리스의 상승세가 꺾인 배경에는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이던 흑인, 히스패닉 등 소수인종 유권자들과 노동자, 젊은 세대 남성들이 이탈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선 낙태권을 전면에 내세운 해리스가 여성 유권자들의 표심을 확보했지만,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을 결집하는데 역효과를 냈다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흑인층의 이탈 현상은 두드러진다. 지난 21일 USA투데이와 서퍽대의 조사에서 해리스는 흑인 유권자들로부터 72%의 지지를 얻는데 그쳤다.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흑인들로부터 92%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도 트럼프에게 51.3% 대 46.9%의 신승을 거뒀다는 점을 감안하면 20%포인트 줄어든 흑인의 지지율은 대선의 승패를 결정한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 특히 시카고대 조사에서 확인된 해리스에 대한 흑인 남성들의 지지율은 58%까지 떨어졌다.

전 영부인 미셸 오바마(왼쪽)와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미시간주 칼라마주 윙스 이벤트 센터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한 후 환호에 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다급해진 해리스는 지난 24일 첫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함께 유세를 벌인데 이어, 25일엔 흑인 여가수 비욘세와, 26일엔 흑인 유권자에게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미셸 오바마 여사와 함께 유세를 진행했다.

전문가들은 해리스가 남은 대선 기간 핵심 지지층인 흑인들의 표심을 얼마나 결집할지가 이번 대선의 승부를 가를 막판 변수로 꼽는다. 선거 분석 사이트 270투윈(270towin)의 드류 사비키 선임연구원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사회에 ‘사상 첫 흑인 여성 대통령’에 대한 거부감이 다소 있다”며 “남편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은 적잖은 여성들이 해리스에게 투표하는 ‘샤이 해리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겸 민주당 대선 후보가 2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클락스턴의 제임스 R 홀포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캠페인 행사에서 함께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스테판 슈미트 아이오와주립대 교수(정치학)도 “대선 레이스의 최종 결과를 결정할 가장 중요한 변수는 투표율”이라며 특히 아직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흑인의 투표율을 극적으로 높여야 해리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강태화(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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