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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번이 규제망 빠지는 쿠팡…총수 규제도, 플랫폼 신속규제법도

쿠팡카들이 물건을 배달하러 쿠팡 배송 캠프를 나서고 있다. 쿠팡
국내 온라인 유통 플랫폼 쿠팡이 잇따라 정부 규제망에서 제외되고 있다. 야권에선 ‘봐주기’ 의혹을 제기한다.

28일 재계의 따르면 우선 쿠팡의 김범석 의장은 회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데도 지난 5월15일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집단 총수 지정을 피했다. 2011년부터 4년 연속이다. 이 때문에 김 의장은 사익편취 금지 등의 규제를 안 받는다. 지난해까지 공정위는 “김 의장 국적이 외국(미국)이라서” 등의 이유를 댔다가 특혜 논란에 휩싸였다. 올해는 “논란을 잠재우겠다”며 명확한 예외 규정(총수를 사람으로 보든 법인으로 보든 국내 계열사 범위가 동일한 기업집단 등)을 마련했는데, 쿠팡이 이를 만족하면서 김 의장은 또 총수 지정을 받지 않아 비판(참여연대)이 이어지는 것이다.

지난달 9일엔 공정위가 “국내외 주요 온라인 플랫폼의 반(反) 경쟁행위를 신속하게 차단하겠다”며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발표했는데, 이 제도의 타깃에서도 쿠팡은 빠질 것으로 분석된다. 타깃이 되는 조건 중 점유율 기준(1개 사업자 60% 이상 또는 3개 사업자 85% 이상)을 만족하지 않아서다. 규제 대상 기업은 구글·애플·네이버·카카오에 한정될 전망이다.

이달 18일 공정위는 티몬·위메프 대금정산 지연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전자상거래 사업자는 소비자가 구매를 확정한 뒤 20일 이내에 판매대금을 입점업체에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의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을 발표했는데, 여기서도 쿠팡에 대한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미 메이저 플랫폼 6개(네이버·카카오·G마켓·옥션·인터파크·롯데쇼핑)는 구매확정일 다음 날부터 3영업일 안에 정산을 해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정산 주기가 구매확정일 다음 날부터 15영업일 안인 쿠팡의 편의를 위해 규제 상한을 넉넉하게 ‘20일’로 맞춰준 게 아니냐(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는 것이다.
김영옥 기자

이 밖에 최근 자영업자들의 배달 플랫폼 중개수수료 부담과 관련해, 지난 21일 공정위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배달의민족 측인 함윤식 우아한형제들 부사장이 불려나오고 쿠팡 측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대 때문에 나오지 않은 점도 입방아에 오른다. 당시 김남근 민주당 의원은 “빽 있는 쿠팡은 안 나오고 배민은 나왔다”고 말했다.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가 윤석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로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점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정부의 쿠팡 봐주기 논란과 관련해 공정위는 “봐줄 의도는 전혀 없다”고 반박한다. 자유 시장 존중과 강력한 규제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다 보니 의도치 않게 쿠팡이 몇 개 규제망에서 빠졌을 뿐이라는 이야기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난 8월7일 쿠팡에 쿠팡랭킹 조작 혐의로 유통업계 사상 최고의 과징금(1628억원)을 부과하기로 의결서를 전달하는 등 잘못에 대해선 엄정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중(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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