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광장] 고 김학송 선생 ‘헌정음악회’ 열었으면
‘날이 새면 물새들이 시름없이 날∼으는/꽃피고 새가 우는 논밭에 묻혀서/씨 뿌려 가꾸면서 땀을 흘리고/냇가에 늘어진 버드나무 아래서/조용히 살고파라 강촌에 살고 싶네’
설강 김성휘 선생이 목가적인 북한강 수변 강촌천 주변의 풍경에 반해 만들었다는 가요 ‘강촌에 살고 싶네’ 1절 가사이다.
이 가요는 국민가수 나훈아가 1971년에 발표하여 한시대를 풍미한 ‘불후의 명곡’이 되었는데 이 노래를 작곡한 분이 LA의 원로 음악인 고 김학송 선생이다. 그는 1960~80년대 대한민국 가요계에서 작곡가, 작사가, 편곡가, 피아니스트, 악단장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며 수많은 명곡을 작곡했다. 그의 노래는 나훈아, 조용필, 조영남, 이상열, 최헌, 태진아, 송대관, 샌디김, 이미자, 김상희, 조미미, 방주연, 김부자 등 당대 인기 가수들에 의해 발표됐다. 그는 스타가수를 만드는 대 작곡가로 명성을 날린 음악인이었다.
선생님은 1981년 미국에 이민 와 90년대 초부터 LA 한인 사회에서 이인섭 선생과 함께 가요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꾸준히 후배 음악인 양성에 주력했다. 그런 와중에 한인 사회를 위해 의미 있는 곡을 여러 편 발표했다. 2003년 미주 한인이민 100주년을 기념하는 곡 ‘백년의 함성’ (이인섭 작사/김학송 작곡)을 비롯해 4·29 LA 폭동을 겪으며 전 세계에 흩어져있는 750만 한인 디아스포라를 하나로 묶어준 노래 ‘한마음으로’ (이인섭 작사/김학송 작곡)를 만들었다. 또 역사적인 로즈퍼레이드 한인 꽃차 참가를 기념하는 꽃차 로고송 ‘하늘 높이 꽃차 타고’ (윤수경 작사/김학송 작곡)를 만들어 홍보에 크게 기여한 한인 사회의 소중한 문화예술인이었다.
1925년생인 선생님은 2016년 6월 별세했다. 내년은 선생님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다. 이 뜻깊은 해를 맞이하여 LA의 후배 음악인들이 중심이 되어 그의 음악인생 70년을 돌아보며 존경과 사랑의 마음으로 ‘헌정음악회’를 개최해 보자고 제안한다.
마침 이인섭 선생이 작사하고 선생님이 곡을 만드신 미발표 유작들이 여러 편 있어 내년 ‘헌정음악회’를 통해 발표된다면 더 뜻있는 무대가 되리라 생각한다.
이광진 / 문화기획사 에이콤 대표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