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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하다" 60년 방치한 그림 반전…88억짜리 피카소 작품?

수십년 동안 집 거실에 걸려있던 피카소 작품(현재까진 추정). 사진 CNN(안드레아 로 로쏘)
이탈리아 한 가정집에서 60년 넘게 방치돼있던 그림이 현대미술의 거장 파블로 피카소(1881~1973)의 작품으로 인증받는 반전을 맞이할 수 있을까.

2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등 외신은 이탈리아 남성 안드레아 로 로쏘(60)의 사연을 전했다.

 3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밀라노의 예술품 감정·복원 전문 기관인 아르카디아 재단에 한 그림이 전시돼 있다. AP=연합뉴스
이탈리아 카프리 섬 출신이자 고물상이었던 로쏘 아버지는 버려진 집 등을 뒤지다 1962년 카프리 섬에 있는 빌라 지하에서 그림 하나를 우연히 발견했다. 빨간 립스틱을 바른 여성 얼굴의 비대칭적인 모습이 인상적인 유화였다.

당시 24세였던 로쏘 아버지는 작품 왼쪽 위 모서리에 있는 ‘피카소’라는 서명이 어떤 뜻인지 알아채지 못했다. 그림을 값싼 액자에 넣어 아내에게 줬는데, 이를 받은 아내는 화를 냈다고 한다. 그림이 팔릴 정도로 예쁘지 않다고 생각해서다. 그 뒤 그림은 집에 50년 동안 걸려 있게 됐다. 로쏘는 영국 가디언에 “그림을 없애는 걸 고려하기도 했다. 어머니는 그림을 ‘끔찍하다(Horrible)’고 했다”고 말했다. 한때 가족 레스토랑에도 걸렸던 이 그림은 집에서 ‘낙서(The Scribble)’라고 불리기도 했다.




그림 왼쪽에 있는 서명. AP=연합뉴스
그림 가치를 알아본 건 아들 로쏘였다. 1980년대 초등학생이었던 그는 미술사 교과서에서 피카소 작품을 접한 뒤 집에서 본 그림이 피카소가 그린 것일 수 있다고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서명이 비슷했기 때문이다. ‘못생겼다’며 무시됐던 작품의 화가가 피카소임을 확인하기 위한 여정은 그렇게 시작됐다.

 3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밀라노의 예술품 감정·복원 전문 기관인 아르카디아 재단에 한 그림이 전시돼 있다. AP=연합뉴스
그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진품이 아닐 것이라 했지만, 마침내 예술품 감정·복원 전문 기관인 아르카디아 재단 측은 피카소 작품이 맞다고 최근 감정했다. 이 재단 명예 회장인 루카 젠틸레 카날 마르칸테는 CNN에 “피카소 연인이었던 도라 마르(1907~1997)의 왜곡된 이미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피카소는 카프리 섬을 자주 찾았으며, 이 그림은 1930~1936년 사이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그림은 2019년부터 밀라노의 금고에 보관돼있다. 밀라노 유산 법원의 필적학자인 친치아 알티에리도 지난 9월 이 그림에 있는 서명이 피카소의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이탈리아 언론에 보낸 성명에서 “피카소 서명이라는 데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위조라는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

알티에리와 같은 전문가에 따르면 루쏘 가족이 보관했던 이 그림의 가격은 약 600만 유로(88억7600만원)로 추정된다. 다만 이 그림에 대한 최종 인증은 프랑스 파리에 있는 피카소 재단이 내려야 한다. CNN은 피카소 재단에 의견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로쏘는 CNN에 “이 놀라운 이야기가 끝나려면 한 단계(피카소 재단 인증)를 더 거쳐야 한다”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그림이 피카소 작품이라고 피카소 재단이 확인하면 이 그림은 경매에 부쳐질 것이라고 로쏘는 밝혔다. “아버지를 기리기 위해서”다.

그는 가디언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평범한 가족이었고 목표는 항상 진실을 밝히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그것(그림)으로 돈을 버는 데엔 관심이 없습니다.”



채혜선(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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