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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시장환경 분석] 상존하는 다양한 리스크…능동적 관리 신경 써라

선거 전 변동성 높아질 수 있어…상승장 유지 전망 우세
경기부양 목적 금리 인하의 불황 동반 여부가 장세 좌우
각종 경기지표 주시하며 경기 전반 상황 판단 필요한 때

9월은 현 시장환경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주식시장은 연준의 전격적인 0.5%포인트 금리 인하를 계기로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실물경제는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실업률이 오르고 있다. 팬데믹을 지나고 미국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있는 복잡한 환경 속에서 진행 중인 흐름이다.  
 
선거 전까지는 통상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 시장지표는 현재 상승장세 유지 쪽이 우세하게 나온다. 하지만 다양한 리스크 요인들이 상존하고 있다. 그래도 단기적으로는 아직 낙관하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장세 요인들
 
상승장세 지속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단연 연준의 금리 인하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시장이 오래도록 기다려온 조치다. 불황을 동반하지 않은 금리 인하는 역사적으로 긍정적 역할을 해온 경험이 있다. 일차적으로 투자 진작과 경제활동 활성화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주요 주가지수에 포함된 주식들이 상승장에 동참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몇몇 종목이나 섹터에 편중됐던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 중장기 이동평균선 위로 가격패턴이 형성된 종목들이 계속 느는 추세다. 기술 분석적 관점에서 볼 때 고무적인 현상이다.
 
인플레이션 역시 긍정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8월의 PCE 수치가 2.2%대로 떨어졌다. 연준의 타겟에 근접한 수치다. 그만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줄고 있다. 연준의 ‘빅컷’이 시기적절했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더하며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반면 9월 말 들어 기관들의 매도가 늘고 있다는 지표가 있다. 단기 이익 실현일 수도 있고 시장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표현한 것일 수도 있다. 현재로썬 문제가 될 수준은 아니지만, 이 추세가 계속 강화된다면 경고 사인으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 최근의 금값 추세는 이를 잘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는 방어적 움직임으로 볼 수 있고, 그만큼 주식 등 리스크 자산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 수개월 이어진 채권값 랠리도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 증가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주식 등 위험자산의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인플레이션
 
한동안 하락세가 정체돼있던 인플레이션은 최근 다시 추가 하락세를 지속하며 연준의 타겟인 2%대에 매우 근접한 상태다. 물가를 잡기 위한 연준의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인플레이션에서 고용시장과 경기지표에 더 쏠리고 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감시의 고삐를 늦춰도 좋다는 의미는 아니다. 예상과 달리 다시 물가가 오르면 연준은 인하 사이클에 대해 전면 재검토해야 할 수도 있다. 난감한 상황에 몰릴 것이다. 물가가 재상승하고 실업률마저 오르면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  
 
지난달 발표된 8월 중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기 대비 2.5%로 예상치를 소폭 밑돌았다. 반면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지수는 3.2%를 기록했다. 현재로써는 전체적으로 긍정적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 전문가가 최소한 단기 시장전망을 낙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는 고용 및 경기지표의 뒷받침이 필요한 부분이다. 고용시장이나 경기가 급격히 냉각추세를 보이면 상황은 전혀 달라질 수 있다.
 
▶금리
 
연준의 ‘빅컷’에도 불구, 시중의 이자는 올라갔다. 특히 만기가 긴 채권들의 이자가 올랐다. 일반적으로 연준이 금리를 내리면 시중 채권 수익률도 내려가지만 이번에는 반대 현상이 나타났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채권 수익률은 인플레이션, 국채이자, 유동성, 디폴트, 만기에 따른 이자, 재투자 리스크 등의 영향을 받는다. 이번에 연준이 금리를 내렸는데도 채권 수익률이 올라간 이유는 두 가지 정도로 생각해볼 수 있다.  
 
먼저 인플레이션 리스크다. 채권값과 이자는 기본적으로 인플레이션과 예상 인플레이션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 인플레이션이 높으면 투자자들은 그에 상응해 이자를 더 요구하게 되기 때문이다. 연준이  2%보다는 높은 수준에서 중장기 인플레가 형성되더라도 이를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현재 시장은 인식하고 있다. 그리고 만기가 길수록 상대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이 주는 구매력 손실은 크다. 그만큼 더 높은 이자를 요구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 ‘디폴트(default) 리스크’다. 연방정부의 적자는 이미 잘 알려진 리스크다. 연방정부의 재무상태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장기 채무상환 능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약해질수록 투자자들은 해당 리스크에 대한 반대급부를 더 요구하게 된다. 10년물, 30년물 수익률이 올라간 이유로 볼 수 있다. 리스크가 높으니 이자를 더 쳐주거나 채권값을 내려야 하는 것이다.
 
▶연준
 
연준이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시작했다. 이는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바 있다. 실제로 지난달 시장은 이를 환영하며 반등했다. 연준의 경제전망요약도 연말까지 0.5%포인트 추가 인하를 시사하고 있다. 중간값이 그렇다. 시장은 연준이 시사하는 것에 비해 더 공격적인 인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0.75%포인트 이상 연래 인하 가능성이 50%를 넘고 있다.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27%다. 최소 0.5%~0.75%포인트 연래 인하 시나리오 가능성이 80% 정도에 달하는 셈이다. 1%포인트 추가 인하 가능성도 23%로 나오고 있다. 내달과 12월 모두 0.5%포인트씩 ‘빅컷’으로 간다는 뜻이다.
 
시장의 기대가 곧 실제 시나리오는 아니다. 연준도 좀 더 공격적인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는 여타 경기지표들과 무관하지 않다. 금리 인하 자체는 경기부양 효과를 기대하게 하는 것이지만 그 결과적인 여파는 주변 여건에 따라 다르게 전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이번 금리 인하가 불황을 동반하는 것인 지의 여부이다.  
 
경기가 양호할 때 취한 선제적 금리 인하는 긍정적 효과로 나타났지만, 경기둔화나 불황이 이미 진행 중인 상황에서 취해진 금리 인하는 불경기를 확인해주는 역할을 하고 시장하락을 초래한 역사적 경험들이 있다. 그래서 각종 경기지표가 말해주는 경기 전반의 상황에 대한 판단이 더욱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미 대선 역시 시장 변동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지만 보다 실질적인 요인은 경기 흐름이 될 것이다. 대체로 낙관 기조가 유지되고 있지만 다양한 리스크 요인들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능동적인 리스크 관리에 신경을 써야할 때다.  

켄 최 아메리츠 에셋 대표 kenchoe@allmeri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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