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재호 칼럼] 미래사회의 지각변동
AI가 세계의 주목을 받는 것은 이로 인해 인류문명사가 획기적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AI는 기존에 인간이 수행하던 많은 일을 대신 해줄 뿐 아니라 인간의 지능을 능가하는 순간 우리가 풀지 못하던 문제들까지도 해결해주게 된다. AI는 24시간 쉬지 않고 학습한다. 기본 원칙만 습득하면 스스로 엄청난 반복 시도를 통해 인간이 상상 못할 가능성까지 발견하여 일을 한다.
8년 전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 바둑을 두었을 때에는 바둑의 고수들이 둔 기보를 AI가 학습하여 대국을 했다. 이제는 바둑의 기본 원칙만 갖고 AI가 상호 학습하여 대국을 한다. 이렇게 개발된 AI와 알파고가 대국하면 알파고가 백전백패한다. 그래서 이세돌은 이제는 AI가 바둑의 신이 되었다고 한다. 바둑의 고수인 스승을 통해 바둑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AI를 통해 바둑을 배우기 시작하는 바둑 신세대의 바둑은 전혀 새로운 차원의 바둑이 될 것이라고 그는 확신한다.
2005년 레이 커즈와일이 『특이점이 온다(The Singularity is Near)』를 출간했을 때, 그는 2045년에 인간의 지능을 넘어선 AI가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화답하듯 히브리 대학의 유발 하라리도 『호모 데우스』에서 인간이 인공지능을 내재화하는 2050년이 되면 거의 신과 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커즈와일은 뛰어난 발명가이자 미래학자이다. 언론에서는 그를 에디슨을 이은 뛰어난 발명가로 인정하고, 그를 지난 30년 동안 가장 정확하게 미래 예측을 맞춘 미래학자로 평가하고 있다. 그런 그가 지난 6월에 “특이점이 더 가까이 온다”며 『The Singularity is Nearer』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 책에서 그는 AI가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특이점이 2045년이 아니라 앞으로 5년 뒤인 2029년에 온다고 예측한다.
커즈와일은 AI라는 또 하나의 나비 날갯짓으로 인간의 삶이 크게 바뀔 것으로 예견한다. AI기술이 내재화되면 노동시간, 범죄율, 빈곤률, 에너지 충전 비용, 컴퓨팅 비용 등은 급격하게 줄어들고, 시간당 소득, 학력, 민주주의 등은 빠르게 증진된다고 본다. AI 3D 프린팅 기술로 대량생산 제조업은 소비자 중심 생산으로 분산화되고, AI가 도입된 공장형 농업기술의 발전으로 농업 노동력은 줄고 농업생산성은 크게 증가된다. 더 나아가 AI는 질병의 진단, 신약개발, 로봇수술, 나노봇을 활용한 치료 등 의료혁명을 일으켜 인류의 수명은 빠르게 늘어난다. AI로 인한 인류문명의 대전환으로 사람들은 적은 노동과 보편적 기본생활비 제공으로 일의 노예가 아니라 자아실현의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한다.
1900년 뉴욕시 부활절 퍼레이드는 마차 행렬로 가득 찼지만 13년 뒤에는 모두 자동차로 바뀌었다. 1920년 미국 자동차수는 100만 대였지만 9년 뒤 1929년에는 2900만 대가 되었다. 이때 모두들 마부가 직업 잃을 것을 걱정했지만 자동차의 등장으로 운전기사 직업은 수백 배 늘어났다. 이제 AI로 인해 일의 내용이 바뀌고 직업의 성격이 바뀌는 인류문명의 지각변동을 두려워하거나 회피해서는 안된다. 인류문명사가 새롭게 전개될 때 AI 국력 세계 6위 수준에 있는 우리나라가 AI 3대 강국이 되어 21세기에 크게 도약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염재호 태재대 총장·국가AI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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