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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해리스야, 트럼프야?”

천인성 국제부장
“해리스야, 트럼프야?” 고교 동창 모임에서 친구들이 물었다. 종종 받는 질문이나 마음이 불편하다. 오지선다형 객관식 수능도, 풀이과정을 밝혀야 하는 서술형 문제도 아니다. 찍어도 정답률 50%인, 사실상 OX 문제인데도, 딱 부러지게 답을 못하니 국제부 기자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물론 확신에 차 답할 때도 있긴 했다. 대선 토론에서 바이든이 ‘폭망’하고, 트럼프가 총격을 받고도 무사했던 때 말이다. 하지만 바이든과 바통 터치한 해리스가 순조롭게 민주당 전당대회를 치른 뒤부터 “아직 모른다. 끝까지 봐야겠다”고만 답하고 있다. 야속한 벗들은 더는 설명을 들으려 하지 않았지만, 이곳에라도 기자가 답을 못하는 이유를 남기려 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선거 판세 예측의 가장 중요한 도구는 여론 조사다. 요즘 미 대선 여론조사 결과가 하루에도 1~2건씩 나오고 있긴 하다. 하지만 얼마나 두 후보가 얼마나 팽팽한 대결을 벌이고 있는지 재차 확인될 뿐, 30여 일 뒤 최종 승자를 예상하는 데엔 도움되지 않고 있다. 미국 특유의 주별 선거인단 제도 탓에 어차피 전국 차원 조사는 이런 초박빙 대결에선 의미가 없다. 그래서 격전지로 꼽히는 6개 경합주에 대한 여론 조사 결과를 챙겨보는데, 해리스 등판 이후 대다수 조사 결과가 두 후보의 지지율 차이가 오차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걸로 나온다. 알다시피 ‘오차 범위 내 우세’는 아무리 우겨도 ‘우세’가 될 수 없다. 최근 최대 격전지 펜실베이니아에서 해리스가 오차범위 밖으로 앞섰다는 조사가 두 건 정도 나오긴 했는데, 차이 나는 조사 결과도 있어 더 지켜봐야 한다.

‘샤이 트럼프(shy Trump)’란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2016년 힐러리 클린턴과의 대결에선 여론 조사상 트럼프가 밀리는 거로 나왔지만, 개표 결과는 정반대였다. 8년 전과 달리 인공지능(AI) 활용 등으로 여론조사 정확도가 높아졌다는 주장, 선거가 ‘백인 남성 대 유색인종 여성’ 구도가 되면서 속내를 감추는 유권자가 늘었다는 추정 모두 나온다. 기자는 트럼프의 숨은 표가 실제 몇%나 될지는 투표함을 다 열기 전엔 알 수 없다고 본다.

다른 변수도 있다. 워낙 초박빙이라 최종 승자가 법원 판결로 가려질 가능성도 있다. 이미 공화당은 경합주 등을 상대로 선거 규칙, 투표자격 등을 문제 삼는 소송을 90건 이상 제기했다. 대부분 선거 캠페인 차원의 일환으로 보이나 후보 간 표 차이가 미세한 주에선 이런 소송의 승패가 선거인단 확보를 좌우할 수도 있다.

게다가 투표일까지 남은 시간은 한달여, 결코 짧지 않다. 지지율의 반전을 가져올 사건·사고가 생기지 말라는 법이 없다. 독자께도 묻고 싶다. 해리스와 트럼프, 과연 누가 당선될까.





천인성(guch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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