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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집회엔 항상 등장…풀메이크업 '금발의 그녀들' 누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를 열성적으로 지지하는 여성 유권자들.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 유세 현장이다. 같은 여성들을 아래의 다른 집회 사진에서도 볼 수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의 집회엔 항상 나타나는 자원봉사 여성 지지자들이 있다.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위스콘신주의 트럼프 유세 집회에서 포착한 사진엔 공화당의 상징인 붉은 색 등 원색 계열의 화려한 정장을 갖춰 입고 정성껏 드라이한 금발 머리에 풀 메이크업을 한 일군의 중장년 백인 여성들이 보인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NYT에 따르면 이들은 펜실베이니어부터 조지아, 애리조나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등의 유세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트럼프 후보 역시 이들을 각별히 대우한다. 유세 중 "이렇게나 아름다운 여성분들이 오늘도 찾아와 주셨다"며 박수를 보내거나 엄지를 세워 보인다. NYT는 "이들은 특정 기독교 교단의 신자들로, '트럼프는 하늘이 내려준 후보'라는 믿음이 확고하다"고 전했다. 이들은 '믿음의 말씀(Word of Faith)'라는 이름의 조직으로 활동하는데, 단순 지지자를 넘어 조직적 자원봉사로 트럼프에게 긴요한 우군이 되고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지지하는 특정 여성 유권자들은 미국 전역의 유세 집회에 나타난다. AP=연합뉴스

트럼프 후보를 반대하는 성향이 뚜렷한 NYT만 이런 보도를 하는 것은 아니다. 비교적 중립 성향의 로이터 통신 역시 지난 3월 "트럼프를 메시아라고 믿는 이들"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 이들은 트럼프 후보가 내세우는 낙태 금지 및 성 소수자 관련 보수 정책을 적극 지지한다. 로이터는 "일부 지지자들은 기자에게 '기독교만이 공식 종교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들 중에서도 일부 백인 여성들이 유세장에 항상 나타나면서 화제가 됐고, 이들을 NYT가 밀착 취재한 것이다.

이들에겐 몇 가지 특징이 있다고 NYT는 전했다. 우선 유세장에 반나절 정도 먼저 도착해 트럼프 후보와 가까운 VIP석을 직접 정돈하고, 팸플릿 등을 챙긴다. 그들의 남편들은 주로 지지자들 명부를 확인하고 입장을 돕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각자의 역할 분담이 분명한 셈이다. 여성들은 특히 화려한 패션을 일부러 입는다. 트럼프 후보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유세에서 이들을 두고 "이렇게나 아름답고 부유해 보이는 여성분들이 또 와주셨다"라며 환호했다고 한다.

노스 캐롤라이나 주에서 지난 6월 열린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지지 유세의 여성 지지자들. AP=연합뉴스

이들은 단순 지지를 넘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수준으로 성장할 조짐이 있다는 게 NYT의 예상이다. 공화당 각종 경선에서 특정 후보에 기부금을 몰아주는 등의 방식이다.

트럼프 후보는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에 비해 여성 지지율에서 밀리고 있다. 지난달 ABC 방송과 여론조사기관인 입소스의 공동 조사에 따르면 여성 유권자 중에서 해리스 후보를 지지하는 비율은 54%로, 트럼프 후보의 41%보다 13%포인트 높다. 그러나 로이터 통신의 분석에 따르면 여성 중에서도 특정 백인 여성들의 경우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비율이 높다. 정치 특화 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는 점점 남성과 특정 여성 유권자들에게 마초(macho)의 매력으로 어필하고 있다"는 분석도 지난달 내놨다.



전수진(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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