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가 아니라고?"…홍콩 앞바다에 나타난 거대 물기둥 정체
지난 28일(현지시각) 홍콩천문대(HKO)와 현지 매체 보도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30분쯤 빅토리아 항에서 약 2분간 용오름 현상이 관측됐다.
빅토리아 항은 홍콩의 주룽 반도와 홍콩섬 사이에 위치한 항구로, 세계 3대 천연항 중 하나이자 세계 3대 야경으로 유명한 홍콩 대표 관광명소다.
이날 발생한 용오름 현상은 1959년 홍콩천문대가 현대적인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후 65년 만에 빅토리아 항에서 처음으로 관측된 사례다.
용오름은 땅이나 바다 표면과 하늘에서 부는 바람의 방향이 서로 다를 때 발생하는 기둥 모양의 상승기류다. 바람이 치솟아 오르면서 발생하는 회오리바람이 용이 승천하는 모습 같다고 해서 붙여졌다.
내부 풍속은 초속 100m, 빨려 올라가는 속도도 초속 40~90m에 이르며 이동 속도도 40~70㎞로 바다에서 발생하면 용오름, 육지에서 발생하면 토네이도라고 부른다.
홍콩천문대는 이날 상층 대기층 충돌로 소나기가 내리고 천둥·번개가 치는 등 불안정한 날씨 때문에 용오름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용오름은 수면에서 육지 쪽으로 이동하다가 바다 옆에 있던 수영장 담벼락에 부딪히면서 사라졌다.
고층 빌딩이 빽빽하게 들어선 곳에서 발생한 용오름이라 많은 사람이 이 장면을 목격했다.
목격자들은 용오름을 촬영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고, 네티즌들은 “CG가 아니라고? 놀랍다”, “자연은 위대하다”, “영화 속 한 장면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홍콩 주민들은 신기한 자연 현상에 놀라워했지만, 일각에서는 좀처럼 관측되지 않았던 용오름이 나타난 것이 기상 이변의 전조가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홍콩의 기상학자들은 지구 온난화로 물보라와 토네이도가 발생할 수 있는 조건이 조성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기상학자는 현지 매체에 “용오름이 육지에서 발생했다면 토네이도가 되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다”며 “토네이도는 수 분 만에 발생하기 때문에 대비하기 어렵고, 홍콩은 고층 건물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어 토네이도에 특히 취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장구슬.황수빈(jang.gu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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