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비자 없이 오는 위험, 감당할 수 없어"
NJ 추석대잔치행 아이돌 그룹 공연 취소
한인회서 비용 지불 여부 놓고 입장 엇갈려
이민법 전문 변호사 "가수들이 돈 받으면 문제"
24일 뉴저지한인회 관계자에 따르면, 남경문 한인동포회관(KCC) 관장 및 송일경 전 행사준비위원장이 섭외를 주도한 가수 바다 등 K팝 아티스트들의 공연비자 유무와 관련한 문제를 인식한 그룹 에이머스가 결국 뉴저지행을 포기했다. 당초 바다의 섭외와 더불어 5000달러의 출연료를 받고 출연하기로 했지만, 6인조 그룹인 에이머스의 스태프까지 동원될 경우 십수명이 오게 되는데, 이 경우 한인회 측에서 제공하는 거마비와 숙식비가 크게 늘 거라는 계산도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K팝 아티스트 섭외를 도맡은 송일경 전 행사준비위원장은 돌연 공동준비위원장으로 직함을 바꾸고, 송미숙 이사장이 자신도 모르는 새 행사위원장으로 홍보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송 위원장은 미국과 한국서 엔터사업을 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인회 관계자에 따르면, 행사 섭외 과정서 공연비자의 준비 유무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이민법 전문 변호사는 "비슷한 상황에 대한 문의를 받아 시간이 없어 안 된다고 거절했다"며 "급행으로 해도 공연비자 수속의 최단기간은 5주다. 2개월 전엔 변호인과 접촉해야 공연비자를 수월하게 받을 수 있다. 공연비자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서 한국 가수를 섭외하려면 공연 행사 자체에서 어떤 관중에게서도 돈을 받았으면 안 되며, 가수에게도 돈을 지급해선 안 된다. 가수 본인도 자선으로 와야지, 돈을 받으면 문제가 된다"고 강조했다.
유지영 이민법 전문 변호사는 "공연비자를 받지 않고 미국에 들어와 공연하려면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며 "파견국이 후원하는 문화 프로그램에 참가해야 하고, 비용을 내지 않은 관객 앞에서 공연해야 하며, 그의 모든 활동비는 파견국 정부가 지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인회 추석행사는 후원 기관에 주뉴욕총영사관을 밝히고 있지만, 총영사관 관계자는 김의환 주뉴욕총영사의 당일 행사 연설 혹은 방문 등의 형식일뿐, 어떠한 형태의 금전 지원도 없다고 밝혔다.
송주연 이민법 전문 변호사는 "공연비자 없이 공연하는 이들은 아마추어라고 규정된 이들"이라며 "데뷔를 했고, 앨범을 냈다면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다. 1세대 아이돌 그룹 출신의 솔로가수라면 프로다. 공연비자를 받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한인회 관계자는 "한인회 돈이 나가는 게 아니라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항변했지만, 섭외를 총괄한 송 부회장은 "거마비는 물론이고 숙식비가 나가며, 그 외에도 더 챙겨줬다"며 "내가 엔터 사업을 하고 있기에 인맥을 써서 저렴하게 아티스트를 섭외해주겠다고 했다. 카톡으로 섭외했고, 내 커넥션으로 오기로 한 이들이다. 한인회 돈을 쓸 수 있다고 해서 섭외했다"는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송 변호사는 "아마추어가 아닌 이상, 돈을 받고 안 받고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법을 지나치게 리버럴하게 해석한 것"이라고 전했다.
송 이사장은 "비자 리스크를 굳이 안고 와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며 "바다씨 비자 얘기도 오간다. 에이머스가 취소하고 나니 모든 게 흔들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한인회는 행사 후 결산공고를 해야 한다. 지난 6월 진행된 장학기금 마련 골프대회 결산공고도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강민혜 기자 kang.minhye@koreadailyn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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