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완화 후 시행?…"이게 지도부 방침이냐" 野 텔레방 설전
더불어민주당에서 다시 금투세(금융투자소득세)를 둘러싼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당 지도부는 “당 입장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지만 당내에선 “사실상 시행하되 완화하는 것으로 지도부가 가닥을 잡았다”는 관측이 나온다.해당 법안 내용이 알려지자 3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의 정책은 국내 주식시장을 버리고 해외 주식 편하게 사라는 말인가. 그런 민주당 입장이 알려진 후 국내 주식시장 반응이 나쁘다”고 비판했다. 한 대표를 중심으로 국민의힘은 ‘금투세 폐지’를 당론으로 정하고 줄곧 법 개정을 야당에 요구하고 있다.
이에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해당 법안은 정책위 차원이 아니라 개인 차원에서 낸 법안”이라고 해명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소영 의원은 페이스북에 “정책위에서 제가 요청한 정책의총 대신 공개토론을 하겠다고 했지만 날짜조차 잡히지 않았다. 오늘 공개된 법안을 보며 이미 답을 정해놓고 토론을 여는 것은 아닌가하는 답답한 마음이 든다”고 썼다.
문제제기가 이어지자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4일 비공개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임 의원의 법안은) 당론이 아닌 개인 법안이다. 당론 법안이 성안되기 위해서는 공개토론이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금투세 공개토론을) 추석연휴 끝나고 24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당내에선 “사실상 지도부가 금투세 폐지, 유예, 완화, 그대로 시행 중 완화로 입장을 정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앞서 전당대회 과정에서도 이재명 대표가 금투세 유예에서 완화로 입장을 바꿨었다. 이 대표는 1일 여야 대표 회담에서도 “금투세를 일정 기간 대폭 완화해서 시행하는 방안도 검토해보면 좋겠다”고 했는데, 특히 임 의원의 법안에 담긴 ISA 제도 손질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ISA를 대폭 확대해서 준비 및 보완할 필요가 있다”라고도 했다. 한 재선 의원은 “이 대표가 ISA를 언급한 후 곧바로 임 의원의 법안이 나왔으니 당연히 지도부 교감 속에 법안을 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금투세 폐지로 입장을 정리한 정부ㆍ여당과 달리 민주당이 금투세를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는 배경엔 부정적인 여론 탓이 크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7~2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금투세 시행 찬성 여론(39%)보다 반대 여론(41%)이 높았는데, 특히 주식투자자들 사이에서 반대(54%) 여론이 찬성(42%) 여론보다 12%포인트 앞섰다. 한 의원은 “여당이 여론에 편승해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니 시행을 강하게 얘기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토로했다.
성지원(sung.jiwon@joongang.co.kr)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