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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시인' 박노해 사진전 '다른 오늘'…내년 3월까지 열린다

박노해 사진전 '다른 오늘' 대표 출품작. 사진 나눔문화

에티오피아 고원에서 아침에 만난 소년은 여느 에티오피아 사람들이 그렇듯 자신에 꼭 맞는 나무 지팡이 '둘라'를 지녔다. 둘라는 때론 양을 모는 유용한 도구로, 위험할 땐 든든한 무기가 되고, 지칠 땐 기대 쉬는 지팡이이자 먼 길 갈 때 별자리를 가늠하는 나침반이기도 하다. 박노해(67)는 시린 하늘을 배경으로 선 소년의 실루엣을 담고 이렇게 썼다.
" 지금까지 본 별들은 수억 광년 전에 출발한 빛. 가장 빛나는 별은 지금 간절하게 길을 찾는 너에게로 빛의 속도로 달려오고 있으니. "
박노해 사진전 '다른 오늘'이 내년 3월 2일까지 서울 자하문로 라 카페 갤러리에서 열린다. 매일 아침 한장의 사진과 문장을 게시하는 소셜미디어 계정 '박노해의 걷는 독서' 10주년 특별전이다.

박노해 사진에 글을 넣어 소장용 작은 액자로 만들었다. 사진 나눔문화
전시를 연 나눔문화의 임소희 이사장은 "'박노해의 걷는 독서'는 한국 시인 중 가장 많은 20만 팔로워를 지닌 계정"이라며 "전시는 지난 10년간 많은 호응을 받은 90점을 글과 함께 작은 액자로 제작, 가까이 소장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박노해 사진전 '다른 오늘' 전시전경. 사진 나눔문화

박노해는 1984년 첫 시집 '노동의 새벽'으로 이름을 알린 얼굴 없는 시인. 박노해는 '박해받는 노동자 해방'이라는 뜻으로 사용한 필명. 독재 정권의 금서 조치에도 100만 부 가까이 발간됐다. 1991년 사형을 구형받고,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박노해. 사진 나눔문화
1998년 석방 후 민주화 운동가로 복권됐으나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 않겠다"며 국가보상금을 거부했다. 2000년대부터 흑백 필름카메라 들고 나라 밖 가난과 분쟁의 현장을 다녔다. 라(Ra) 카페 갤러리 1층은 카페, 2층은 박노해 사진의 상설 전시 공간이다. 라(Ra)는 이집트어로 '태양'. 무료.

권근영(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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