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히기’ SK하이닉스, ‘와신상담’ 삼성...대만서 만났다
양사 메모리 수장은 “AI 시대의 가장 큰 난제는 메모리 반도체가 될 것”이라며 입을 모아 차세대 메모리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방점을 찍은 곳은 조금씩 달랐다.
‘굳히기’ 들어간 SK하이닉스
김 사장은 “현재 HBM3E 외에도 서버용 D램 제품인 DIMM·낸드 기반의 eSSD·저전력 D램인 LPDDR5T를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HBM에서 선점한 우위를 D램과 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전반으로 확산시켜 AI 시대 메모리 선두로 확실히 올라서겠다는 포부를 드러낸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9일 세계 최초로 10나노미터(㎚·1㎚=10억 분의 1m)급 6세대(1c) D램 개발에 성공했다.
이어 “AI 구동을 위해 더 많은 전력이 사용되면서 발열도 늘어나기 때문에 이를 최소화하는 AI 메모리를 개발 중”이라면서 “이달 말부터 5세대 HBM3E 12단 제품의 양산에 돌입한다”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3사(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중 유일하게 D램 칩 사이에 액체로 된 보호재를 주입해 굳히는 방식으로 HBM을 만든다. SK하이닉스는 “해당 방식은 타 공정과 비교해 열 방출 성능이 30% 이상 뛰어나다”고 밝혔다.
‘판 뒤집기’ 노리는 삼성
이 사장은 “삼성은 혁신적인 메모리 아키텍처를 도입하고 있다”면서 “기존의 메모리 공정만으로는 HBM의 성능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시스템LSI(설계)를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삼성은 이 분야에서 가장 강력한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AI 시대 맞춤형 메모리 제품의 중요성이 커진 만큼 전 세계 반도체 회사 중 유일하게 메모리와 설계·파운드리(제조)를 다 하고 있는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 양산될 6세대 HBM4부터 로직(시스템) 반도체와 메모리 반도체의 경계가 무너지기 시작해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파운드리·메모리 기업 간 주도권 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전 세계 1위 파운드리 TSMC와 손잡고 차세대 HBM 제품을 개발 중이다.
이희권(lee.hee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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